[무비스트= 박꽃 기자]
10년 연애한 그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병상에 누워있다. 그러나 ‘나’는 쉽사리 병원을 찾아가지 못한다.
소중한 이의 상실을 맞은 젊은 시인의 일상을 그린 독립영화 <한강에게>(제작: 영화사 행방)가 21일(목)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박근영 감독, 배우 강진아, 강길우가 참석했다.
살을 부대끼며 함께 살던 연인 ‘길우’(강길우)의 사고 이후 ‘진아’(강진아)는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작가들이 모이는 낭독회에 참석하며 덤덤하게 일상을 보낸다. ‘길우’의 빈자리를 느끼는 순간이 불쑥 기억 한편을 치고 들어오지만 출간을 앞둔 그는 부단히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한다.
연출을 맡은 박근영 감독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독립적인 방식으로 첫 장편 영화를 찍고 싶었다”며 “열심히 시를 쓰고 친구들을 사랑하던 문예창작과 학생 시절 나의 감정을 녹인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영화는 철저히 ‘진아’의 감정을 따라간다”면서 “지금 시대의 젊은 시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보여주고 싶었다. 여전히 상실에 관해, 공동체의 아픔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며 연출 취지를 전했다.
영화에는 실제 부부인 <소공녀>(2017)의 전고운 감독과 <범죄의 여왕>(2016)의 이요섭 감독이 ‘진아’의 지인으로 특별출연한다.
박 감독은 “테이크마다 두 분의 연애, 결혼, 갈등처럼 즉흥적인 주제를 이야기하되 내가 신호를 주면 이요섭 감독이 자리를 뜨고 전고운 감독과 ‘진아’가 단둘이 남아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촬영했다”고 언급했다.
‘진아’역의 강진아는 “연기 후 가장 자연스럽다는 기분이 든 작품”이라고 말했고 ‘길우’역의 강길우는 “대본을 읽고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한강에게>는 4월 4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 그에게 어떤 사고가 벌어진 건지, 연인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고도 주인공의 상실과 아픔을 은근하게 전한다. 예고없이 찾아온 비극의 한 귀퉁이에 놓인 젊은 시인의 하루하루를 드러내는 섬세한 에피소드, 그 에피소드의 흐름 위에 인물의 감정을 현실감 있게 얹은 배우들의 연기가 아름답게 조응한다.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9년 3월 22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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