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 테이사 파미가, 브래들리 쿠퍼, 마이클 페나, 로렌스 피시번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6분
개봉: 3월 14일
시놉시스
가정을 등한시했던 젊은 시절 탓에 현재 ‘얼’(클린트 이스트우드)은 가족으로부터 외면받은 채 홀로 지내고, 설상가상 목숨만큼 소중이 가꿨던 백합 농장 역시 압류당한다. 어느 날 손녀딸의 결혼 파티에 초대된 ‘얼’은 그곳에서 우연히 평생 사고 한 번 내지 않고 운전했다고 이야기하게 된다. 이를 듣고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와 은밀한 일자리를 제안하는데…
간단평
손수 품종 개량한 백합으로 '올해의 백합상'을 차지한, 멋지게 슈트 차려입은 할아버지 ‘얼’(클린트 이스트우드)은 주변의 축하를 받자 호쾌하게 그들에게 술 한 잔씩 돌린다. 문제는 바로 그날 그 시각이 딸의 결혼식이라는 것.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은 생각도 못 한 채 자축하기 여념 없다.
<라스트 미션>은 가족을 등한시하고 밖으로 나돌던 과거를 후회하는 현재 87세 할아버지 이야기로 그가 마약운반책에 발탁된 후 특급 운반책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가족과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다. 87세였던 실제 마약 배달원 ‘레오 샤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2016)<아메리칸 스나이퍼>(2014)등 실화 다루기 장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제작 감독 그리고 <그랜토리토>(2008) 이후 직접 주연을 맡았다. 이야기에 상상력을 불어넣은 이는 <그랜토리노>의 각본을 맡았던 닉 솅크다.
<라스트 미션> 속 ‘얼’은 툭하면 참전 용사임을 내세우며 평생 남의 눈치 안 보고 제멋대로 살아온 인물로 얼핏 <그랜토리노>의 ‘월트’(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떠오른다. 다만 옹고집에 내성적이었던 ‘월트’에 비해 <라스트 미션>의 ‘얼’은 사교성 좋은 외향적 인물이다. 인종차별적 언행과 젊은 세대를 향해 오지랖과 꼰대질을 남발하지만, 지적당하면 쿨하게 받아들이는 등 상대에게 귀를 열어 둔 모습이다.
평생 심혈을 기울여 ‘백합’ 가꾸기에 열중했으나 손에 남은 것은 낡은 트럭 한 대뿐인 현실에서 ‘얼’은 큰 보수가 걸린 아르바이트를 거절하지 못한다. ‘돈’이 필요해서 범죄 행위에 가담하지만, 그는 본디 정직한 인물이다. 손녀와 참전용사 단골 식당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쾌척하며 합리화하지만, 결코 손쉬운 관용을 기대하지도 구하지도 않는다.
영화는 기승전결 완벽하게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촘촘하게 직조된 이야기는 어떤 트릭과 반전 없이도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87세’ 즉 늙음을 꾸미는 것이 아닌 동연령대인 이스트우드가 펼치는 자연스러운 연기는 영화에 사실감과 진정성을 더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스트우드는 극 중 ‘얼’이 보여준 백합을 향한 열정이 생소했기에 양계장을 운영했던 그의 조부를 대입해 그 모습을 따라 해봤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실제 체력이 짱짱한 그이기에 ‘얼’의 골골한 모습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부디 건강관리 잘해 다음 작품을 적어도 두세 번은 더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9년 3월 14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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