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에 위치한 망해버린 주유소 집안에 ‘좀비’가 나타나면서 시작한다.
양배추라면 사족을 못 쓰는 베지터리안 좀비 ‘쫑비’에게 물린 후 아버지(박인환)가 회춘하자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이 ‘쫑비’를 돈벌이에 이용하면서 벌어지는 좀비 소동을 담은 코믹 잔혹 난동극이다.
신예 이민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를 뽐냈던 <불한당>(2016)으로 제39회 청룡영화상 촬영 조명상을 받은 조형래 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이민재 감독은 “시나리오를 이미 10년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요새 흐름에 편승한 것은 아니다. 평소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라 우리 영화에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고 영화의 시작을 밝히며 “최근 좀비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아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좋아하는 장르인 좀비물로 하고 싶던 이야기인 가족을 그리고자 했다. 콩가루같이 서로 흩어진 가족을 다시 뭉치게 하는데 ‘좀비’를 활용했다”고 연출 계기와 취지를 밝혔다.
남다른 좀비 ‘쫑비’역의 정가람은 “극 중 양배추를 너무 많이 먹어 한동안 먹지 않았다”고 웃으며 ”현장에서 선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가족의 장남 ‘준걸‘역의 정재영은 “충청도 사투리에서 나오는 코믹함을 살리려 했다. 그는 덜떨어진 것까진 아니지만,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동시에 순수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차남 ‘민걸’역의 김남길은 “좀비 소재임에도 무섭지 않고, 코믹하게 가족애를 그린 점이 신선했다. 원래 가족 코미디로 생각했었는데 오늘 완성본을 보니 인류를 구하는 내용을 담은 히어로물인 것 같다”고 감상을 말했다.
막내 ‘해걸’역의 이수경은 “’해걸’은 물론 모든 캐릭터가 탐이 날 정도로 새로웠다. 여러 배우가 좀비 역할 하느라 고생했으니 관객분이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가족을 휘어잡는 맏며느리 ‘남주’역의 엄지원은 “처음 완성본을 봐서 아직 얼떨떨하다. 어떻게 봤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재영은 “영화를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 혹시 영화를 안 좋게 봤더라도 어디 가서 소문내지 말라(웃음)”며 당부했다.
<기묘한 가족>은 2월 14일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 한마디
<기묘한 가족>이 좀비를 소재로 했던 여타 작품과 다른 독특한 톤앤 매너를 지니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마치 선홍빛 날고기를 보는 것과 같다고 할까. 싱싱함에 대한 기대와 그만큼의 거부감이 양날의 검처럼 동시에 번뜩이는 까닭에 몰입과 즐기기까지 몇 번의 ‘턱’을 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약 임상 시험 부작용으로 좀비화된, 가뜩이나 불쌍한 처지에 놓은 인물을 죄책감 없이 탐욕스럽게 이용하는 모습이 특히 그렇다. 다행히 패륜 드립을 비롯해 선을 넘지 않는 재치 있는 대사와 배우들의 어눌·코믹한 연기, 윤종신의 노래 ‘환생’, 클럽을 연상시키는 불꽃놀이 등등을 적절히 배치해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는 잔혹한 상황과 설정을 상당 부분 희석한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극에 관심을 꽉 붙잡아 두었다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반전 결말을 툭 떨어뜨리며 영화는 기묘한 신선함을 완성한다.
(오락성 7 작품성 6 )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9년 1월 31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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