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정유정 작가의 스릴러 소설 <7년의 밤>을 각색한 영화 <7년의 밤>(제작:폴룩스㈜바른손) 언론시사회가 3월 21일(수)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추창민 감독, 배우 류승룡, 장동건, 송새벽, 고경표가 참석했다.
<7년의 밤>은 7년 전 두 아버지에게 벌어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 나가는 스릴러 드라마다. 인적 드문 세령마을의 댐 관리팀장으로 부임하게 된 ‘최현수’(류승룡)는 어린아이를 치는 교통사고를 내고 만다. 자수가 두려운 그는 시신을 호수에 유기한다. 가정폭력을 일삼던 ‘오영제’(장동건)는 자신을 피해 도망치던 딸이 ‘최현수’의 차에 치여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를 옥죄기 위해 범죄 증거를 모은다. 송새벽은 잠수사 ‘안승환’역으로, 고경표는 ‘최현수’의 아들 ‘최서원’역으로 출연한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2011년 출간된 정유정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을 각색해 영화화했다.
음산한 저수지와 수몰된 마을, 비밀스러운 저택을 배경으로 한 <7년의 밤>은 충북 음성군 원남 저수지, 대전광역시 대청댐 등지에서 촬영됐다.
추창민 감독은 “원작은 뛰어난 스릴러 소설이다. 그 문학성을 영화에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큰 숙제였다. 그동안은 휴머니즘 가득한 영화를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악’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장동건이 연기한 ‘오영제’ 역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원작에서 ‘오영제’는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살인마로 표현됐다. 영화에서는 내가 ‘오영제’를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사연이 필요했다. 그의 ‘악’에도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부성에 많이 집중했다. 그게 원작과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교통사고를 낸 ‘최현수’역의 류승룡은 “살면서 큰 파도나 태풍처럼 느껴지는 사고를 경험할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어떤 행동을 할까 탐구했다. 가장 귀중하게 생각한 걸 잃으면 어떻게 반응할지,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의 끝을 추구하는 과정이었다. 보통 촬영이 끝나자 마자 역할에서 빠져나오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유독 지금까지도 힘들다. <7년의 밤> 차기작으로 <염력>(2017) <극한직업>(2018) 처럼 웃으며 임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할 정도였다”며 고충을 전했다.
‘최현수’를 옥죄는 ‘오영제’역의 장동건은 “딸을 학대하던 아버지가 막상 딸을 잃고 난 뒤에는 그런 상황을 만든 대상에게 복수를 한다. 상식적이지 않은 감정이다. 공교롭게도 나 역시 딸이 있어서 ‘오영제’의 감정이 어떨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죄책감 느낄 정도였다. 현장에서 워낙 깊은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작품 완성도를 떠나 개인적으로는 여한이 없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또 “영화 찍는 내내 유지한 M자 탈모를 원래 상태로 돌이키는데 시간이 꽤 걸려 그 후유증이 컸다”며 웃었다.
잠수부 ‘안승환’역의 송새벽은 “촬영 일정이 없던 때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땄다. ‘잠수부’ 역할을 제안받고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먹먹하고 아련하다”고 말했다.
‘최현수’의 아들 ‘최서원’역의 고경표는 “영화를 보고 나니 신기하게도 ‘최서원’의 아역인 준상 군의 눈과 내 눈이 닮은 것처럼 느껴진다. 유약하고 피폐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현장에서도 나를 고립시키려고 했다. 이렇게 여운 오래가는 게 처음이라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7년의 밤>은 3월 28일(수) 개봉한다.
● 한마디
- 스릴과 서스펜스보다는 인물과 사연을 중점에 둔 연출. 매력적인 주인공과 드라마가 중요했던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는 힘을 발휘한 접근이나, 탄탄한 상황 설계와 짧은 호흡으로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자랑하던 원작 소설 <7년의 밤>을 영화화하는 데 어울리는 방법인지는 의문이다. 기대하던 긴박감은 적고, 기대하지 않은 감정은 늘어진다.
(오락성 5 작품성 4)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8년 3월 21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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