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공포영화 특유의 과장된 음악과 효과음은 과감히 없애거나 줄이고, 촬영은 촬영감독이 아닌 배우에게 직접 맡겼다. ‘체험 공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려는 공포물 <곤지암>(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이 2월 21일(수) CGV 용산아이파크몰 진행된 프로젝트 발표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곤지암>은 공포체험단 ‘호러타임즈’ 멤버 7명이 폐허가 된 곤지암 정신병원에 공포 체험을 하러 떠나며 벌어지는 내용이다.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유제윤, 이승욱 등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배우가 인당 3대의 카메라를 들고 직접 촬영에 임했다. 최대 18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작동한 만큼 일반 상업영화 최종 촬영분의 네 배에 달하는 영상이 모였다. 기존 공포영화보다 다양한 앵글이 확보됐고 영상 또한 생중계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곤지암>은 <기담>(2007)과 <무서운이야기>(2012) <무서운이야기2>(2013) 시리즈를 공동연출한 정범식 감독의 신작이다. 실제 촬영은 곤지암 정신병원이 아닌 부산 영도 해사고에서 진행됐다.

21일 프로젝트 발표회에 참석한 정범식 감독은 “한국 공포영화에서 이런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전 세계적으로 공포영화 열풍이 일었고 한국의 팬층도 두터워졌지만 한국 작품은 세계의 수준에 못 미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곤지암>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비주얼을 보여줄 것”이라며 새로운 공포영화를 연출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촬영감독과 협의해 배우가 직접 촬영하게 했다. 페이스캠으로 배우 얼굴을 보여주는 동시에 POV캠으로 배우의 시점을 촬영했다. 캠코더나 고프로스틱까지 더해, 배우는 최대 세 대의 카메라를 들었다. 촬영 공간에는 어떤 스태프도 들어가지 못했다. 배우들끼리만 입장해 5분, 10분씩 직접 롱테이크로 촬영했다”며 <곤지암>의 촬영 방식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발표회에는 촬영과 동시에 연기를 해야했던 주연 배우 6명도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모두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배우다.

정 감독은 “능숙한 장르 연기는 실제감이 없다. 생생하고 날 것 같은 연기를 할 젊은 배우를 찾았다. 촬영을 하는 동시에 연기를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자랑하고 싶은 배우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앞서 곤지암 정신병원 건물 소유주가 영화 부지 및 건물 무단 촬영을 이유로 영화에 대한 상영금지가처분신청 가능성을 언급한 사실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곤지암>은 새로운 시도와 형식을 가미한 상상의 이야기다. 만약 진짜 이야기였다면 멀티플렉스(극장)가 아니라 뉴스에 나왔을 것”이라고 답했다.

영화 제목 <곤지암>이 곤지암이 위치한 경기도 광주시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항의에 대해서는 “지역에 피해가 가면 안 된다. 지자체와 제작사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다만 영화 제목을 바꾸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곤지암>은 3월 중 개봉한다.

● 한마디
- 배우가 직접 촬영을… 페이크 다큐멘터리 촬영의 맹점인 어지러움증 어떻게 해소했을지도 궁금한 부분

2018년 2월 21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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