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로마서 8:37>은 종교적 믿음이 충만한 전도사 ‘기섭’(이현호)이 계파 싸움에 휘말린 매형이자 대형 교회의 젊은 목사 ‘요섭’(서동갑)을 돕기 시작하며 목격하는 추잡한 교회 실태를 그린다. ‘요섭’에게 성폭행당한 여성 신도 ‘지민’(이지민)의 증언을 들은 ‘기섭’은 그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지만 목사들의 기득권에 가로막혀 실패하고 만다.
제목이 가리키는 신약성서 로마서 8장 37절은 역설적으로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는 희망적인 구절이다.
<배우는 배우다>(2013)를 연출하고 <동주>의 각본, 제작을 맡은 신연식 감독의 8번째 장편 영화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신연식 감독은 “이번 작품은 노골적인 기독교 영화다. 5년 전부터 '말씀'을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대속자, 삼위일체, 죄와 회복 등 기독교적 관점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은유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또 “한국교회와 (성추행) 피해자의 이야기를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나 역시 3대째 모태신앙으로 한국교회에 속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들을수록 괴로웠다. 이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말지 고민했고 지금도 그것이 옳은 일인지 그른 일인지 모르겠다. 다만 목소리를 내야 하는 사람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연출의 변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거나 한국교회를 공격하려고 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못 박았다. “기독교는 조직이 무너지면 개인이 무너진다는 성도의 공포심으로 기득권을 유지한다. 성도 한 명 한 명이 강해져야 그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그 시작은 내가 어떤 존재인지 인식하는 것이다. 선이 아닌 걸 선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며 믿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전도사 ‘기섭’ 역의 이현호는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신연식 감독님의 사명감 같은 게 느껴진 작품”이라고 말했다.
성폭행 피해자 ‘지민’ 역의 이지민은 “기독교인이 아니라 종교적인 부분은 (정보를) 많이 찾아봤다. ‘지민’역할이 아프게 다가왔기 때문에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목사 ‘요섭’ 역의 서동갑은 “반성하지도 않고 회개하지도 않는 목사 역할로 캐스팅돼 연기했지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로마서 8:37>은 11월 16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 믿는다는 건 때로 속는다는 것, 인간됨을 가르는 건 속았음을 깨달은 그 다음의 행동이다
(오락성 6 작품성 6)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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