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지혜 기자]
배우: 맹세창, 공명, 이태환, 이진성, 김기현, 김시은
장르: 드라마, 청춘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12분
개봉: 3월 31일
시놉시스
“그렇게 하나 둘씩 동네를 떠나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서로 불편해지고”. 1990년대 후반 서울 끝자락의 수색동은 쓰레기매립지가 위치한 가난한 동네다. 때때로 월드컵 경기장 건설로 인해 재개발이 되네 마네 논란이 불거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에겐 상관없는 이야기다. ‘윤석’(맹세창), ‘상우’(공명), ‘원선’(이태환), ‘호영’(이진성)은 그 곳에 사는 가난한 청춘들이다. 한때 둘도 없는 친구였던 이들은 성인이 되고 각자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상우’는 자신의 첫사랑과 함께 있는 ‘원선’을 보게 되고 참을 수 없는 분노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그렇게 넷의 청춘은 얽히고설키며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간단평
가난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 청춘들의 가난이 그렇다. 교복이나 유니폼, 염색된 머리로 포장된 가난은 신발의 메이커, 그들이 사는 동네, 그들의 정신을 찬찬히 들여다 볼 때에야 비로소 눈에 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수색역>은 가난한 청춘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월드컵 경기장이 지어지네 마네, 재개발이 되네 마네, 허구한 날 구설수에 오르는 수색역 부근은 서울에서 눈에 띄지 않는 가난한 곳이다. 생활 편의시설이란 찾아 볼 수 없고, 차 한 대 비집고 들어가기도 벅찰 만큼 골목은 비좁다. 그곳에 사는 청춘들의 꿈은 더욱 허름하다. 대학교는 꿈도 꿀 수 없기에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할 일이 없는 고등학생, 공장 기숙사에 들어가 밤낮없이 일해야 먹고 살 수 있는 공장 노동자, 일수업자, 고물상으로서의 삶이 그들의 현재이자 미래다. 영화는 가난한 청춘 네 사람의 삶이 맞부딪고 뒤틀리고 일그러지는 과정을 담아낸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그 비극에서 눈을 뗄 수는 없다. 너무나도 있을 법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한국 시나리오 마켓에서 우수상을 받고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개봉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다운 퀄리티다. 독립영화인 데다 최승연 감독의 첫 연출작임에도 연출이나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 여느 상업영화 못지 않게 뛰어나다. 영화 속 화자를 맡은 아역배우 출신 맹세창,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신인배우 공명, 영화 속 갈등을 고조시키며 힘을 싣는 이태환, 이진성의 열연은 영화에 사실감을 보태며 괴물같은 신인배우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가난이 청춘을 어떻게 좀먹는지, 왜 가난한 청춘이 일그러지고 마는지 알고 싶은 이들에게 <수색역>은 그 답이 되어줄 것이다.
2016년 3월 24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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