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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의미심장, 내용은 무색무미 (오락성 5 작품성 3)
월터 교수의 마지막 강의 | 2016년 3월 3일 목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감독: 팀 블레이크 넬슨
배우: 샘 워터스톤, 크리스틴 스튜어트, 그레첸 몰, 글렌 클로즈, 코리 스톨, 팀 블레이크 넬슨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90분
개봉: 3월 17일

시놉시스

소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자해한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어울릴 수 없고, 삶에 대한 회의는 깊어져만 가는 통에 그녀는 자신의 살을 지진다. 오직 고통을 느낄 때만 살아있는 것 같다는 그녀는 월터 교수(샘 워터스톤)를 찾아가 본인이 공부하는 철학이 아무런 쓸모가 없다며 절망한다. 한평생 마약 중독자로 살아온 남자(K. 토드 프리먼)은 그 날 정신병원에서 퇴원한다. 아내를 두고 내연녀와 함께 마지막 밤을 보내던 남자(코리 스톨)도 있다. 30년 넘게 교단에서 철학을 가르쳐 온 교수는 더 이상 철학자들에 기대 살 수만은 없다며 본인의 철학을 찾기 위해 교단 은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마지막 강의 날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 날, 이들은 우연히 만난다.

간단평

바야흐로 멘토의 시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거리마다 실존적인 외로움이 넘치는데 아무도 답을 주지 않는 그런 막막함, 영화는 이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다. <월터 교수의 마지막 강의>, 원제 <Anesthesia>라는 제목은 그렇기에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제목만 의미심장하다. 영화는 제목의 여운만큼 깊은 감동이나 교훈을 주지 못한다. 위대한 철학자의 가르침에 기대 살기 보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찾겠다며 은퇴한 교수는 마지막 강의 날 괴한에 피습 당한다. 철학이 무용하다며 자해를 일삼던 학생이 월터 교수 덕에 희망을 보려던 찰나였다. 그리고 마약 중독자였던 한 남자가 월터 교수의 선행에 감동 받아 처음으로 선행을 베풀던 순간이었다. 영화는 마치 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처럼 각기 따로 흩어져 있던 이야기를 결말에 이르러 한 데 엮어놓지만 그 어떤 의미도, 메시지도 전달하지 못한다. <월터 교수의 마지막 강의>라는 제목과도, 마취나 무감각증을 의미하는 <Anesthesia>라는 제목과도 연결되지 않는다. 철학을 화두로, 교수를 주인공으로, 의미심장한 제목으로 멘토가 될 만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지만 그 어떤 소재도 성공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다만 세상의 슬픔을 다 끌어안은 듯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표정은 인상 깊다.

2016년 3월 3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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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난 듯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울음으로 위로 받고 싶다면.
-철학적 깨달음, 삶에 대한 성찰, 교훈을 원했다면.
-영화적 완성도를 원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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