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란, 김다솜, 소이, 정준원, 스티븐 연, 전지윤, 신민철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3분
개봉: 1월 14일
시놉시스
<타임 투 리브> 네 딸을 둔 어머니(이영란)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딸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삼 일 간의 시간이 시작된다.
<맥주 파는 아가씨> 아름다운 맥주 가게 아가씨(김다솜)를 좋아하기 시작한 두 명의 남자가 있다. 한 명의 여자와 두 명의 남자, 그들의 밤이 무르익는다.
<리메이닝 타임> 서로 사랑하는 남자(스티브 연)와 여자(소이).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용한 점장이는 그들에게 연인의 시간이 100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남겨진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한다.
<프랑스 영화처럼> 한 여자(김다솜)를 사랑하는 한 남자(신민철). 세상은 그를 어장에 갇힌 호구라 부르지만 남자는 그래도 그녀가 좋다.
간단평
신연식 감독은 2005년 300만원의 제작비로 찍은 첫 장편 영화 <좋은배우> 이후 <페어러브>, <러시안 소설>, <배우는 배우다>등 다양한 이야기를 실험적으로 들려주고 있는 감독이다. 네 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번 작품은 각각 주제도 분위기도 다르지만 주 테마는 시간이다. 단편 소설같이 간결한 각 에피소드들은 각자의 색채를 갖고 있다.
<타임 투 리브>는 스스로 죽음의 시기를 결정한 엄마와 네 딸의 이야기로 최근 개봉한 <사일런트 하트>를 떠올리게 한다. 울음 강요하는 신파는 아니더라도 그녀들은 쿨해도 너무 쿨하다. 단편으로 담아내기엔 너무 진지한 주제가 아닐까. 딸들과 산책하는 엄마의 단아함이 뇌리에 남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연하고 파릇한 새싹같은 연두색같은 작품이다.
<맥주 파는 아가씨>는 ‘씨스타’의 다솜의 매력이 살아있다. <조류 인간>에서 좋은 연기 보여줬던 정준원도 신선하다. 좁은 술집에서 설왕설래하는 취객들 사이 고고한 아가씨, 그녀에겐 현실에 찌든 피곤함과 젊음이 공존한다. 왁자지껄함 속에 존재하는 순간의 고요가 휴식같다. 회색과 보라색이 뒤 섞인 분위기는 몽롱하다.
<리메이닝 타임>은 <조류 인간>에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소이와 미드 ‘워킹 데드’의 스티브 연이 열렬히 사랑하지만 점쟁이 말에 쪼그라드는 소심한 연인으로 분했다. 영어와 한국어의 절묘한 섞어쓰기 신공이 웃음을 자아내고 엉뚱발랄함속에 공감도 크다. 점쟁이의 주홍빛 입술만큼이나 발칙한 에피소드다.
<프랑스 영화처럼>은 본인만 모를 뿐, 아니 알면서도 자처하는 이런 호구 좀 많겠는가. 김다솜이 <맥주 파는 아가씨>와 전혀 다른 매력을 선 보인다. 알면서도 껌벅 넘어갈 수밖에 없이 깜찍하고,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어장관리녀. 신민철이 조각같은 얼굴로 우직한 순정남을 연기했다. 이런 남자, 참 소중하다.
이처럼 네 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프랑스 영화처럼>은, 단편소설을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쓰고 싶게도 만드는 문화 감성을 콕콕 찌르는 옴니버스영화다. 단편 소설의 강점인 순간의 포착, 스쳐지나가는 단상들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2016년 1월 7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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