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종원, 박민상, 박상면, 조안, 춘자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가
시간: 106분
개봉: 11월 12일
시놉시스
시골 장돌뱅이 ‘강만(최종원)’은 술을 벗 삼아 살아가는 괴팍한 노인이다. 집 나간 아들 뒷바라지에 재산까지 탕진한 그의 삶은 쓸쓸하기만 하다. 그런데 별안간 손자랍시고 ‘풍도’(박민상)가 나타난다. 아들이 죽었기에 ‘강만’이 ‘풍도’를 받아주지 않으면 ‘풍도’는 시설에서 살아야 할 판이다. 그럼에도 ‘강만’은 ‘풍도’를 매몰차게 밀쳐낸다. 그러나 ‘풍도’ 역시 만만치 않다. ‘풍도’는 ‘강만’이 뭐라 하든 아랑곳 않고 ‘지금 나 걱정해 주는 거지유?’하며 ‘강만’에게 사랑스레 다가간다. 결국 ‘강만’의 마음 역시 누그러지고 어느덧 이 둘은 세상에 둘도 없는 가족이 된다.
간단평
많은 작품들에서 어린이는 어른들에게 깨달음과 위안을 주는 존재로 이상화된다. 이는 본인의 과거를 망각한 어른이 만든 어린이상이다. <늙은 자전거>는 어린이에 대한 판타지가 주를 이루는 영화다. 어린 손자 ‘풍도’는 멀어진 부자 관계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아들은 ‘풍도’가 할아버지를 만남으로써 한풀이를 하고, 외롭게 살아가던 할아버지는 ‘풍도’를 만나 아들을 떠올리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그러나 할아버지와 아들 모두 ‘풍도’를 혼자 두고 떠난다. 즉, ‘풍도’는 어른들에게 순수함과 사랑으로 위안을 주지만 결국 본인은 혼자 살아가야 하는 서글픈 신세인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아무리 할아버지 ‘강만’이 밀쳐내도 그에게 무조건적인 사랑만을 베푸는 ‘풍도’의 씩씩함과 순수함, 사랑스러움만 강조하기에 작위적으로 다가온다. 결국 이같은 캐릭터는 배우의 연기를 평면적으로 끌어내고 다소 뻔한 신파극을 만들어, 영화는 진정한 감동을 자아내지 못한다. <집으로>(2002)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집으로>는 일반인 할머니를 섭외하고 어린이 ‘상우’가 떼도 쓰고 사랑도 베푸는 소년으로 그려내 사실감을 통한 공감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작위성이 영상에서만큼은 장점으로 작용한다. 사실감을 덜어낸 대신 시골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만을 골라 담아낸 <늙은 자전거>는 여느 영화에서 보기 힘든 빼어난 영상미를 보여준다. 영화의 느린 호흡은 아름다운 시골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바쁜 도심에 지쳐 시골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늙은 자전거>는 잠깐의 쉼표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11월 5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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