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가이 피어스, 펠리시티 존스, 카일 맥라클란, 에이미 라이언
장르: 로맨스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98분
개봉: 11월 12일
시놉시스
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자 고등학교 음악 교사인 키이스(가이 피어스)는 맨해튼 심포니의 서브 첼리스트로 가끔씩 무대에 서는 것이 삶의 낙이다. 가난했지만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며 행복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곤 하는 키이스. 어느 날 영국에서 온 교환학생인 소피(펠리시티 존스)가 그의 집에 머물게 된다. 소피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키이스는 자신도 모르게 휘몰아치는 감정에 사로잡히고, 소피 역시 예술적 재능과 감수성이 풍부한 키이스에게 남다른 친밀감을 느낀다. 소피는 키이스의 자유롭고도 충동적인 성향을 자극하기 시작하고, 이들은 점점 서로에게 강렬하게 빠져드는데…
간단평
치명적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는 머리가 아닌 가슴을 공략해야 한다. 윤리적 잣대와는 별개로, 스크린을 벗어나면 다시 비난할지라도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그들의 사랑에 공감할 수 있는 어떤 격정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본 다면 <우리가 사랑한 시간>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다. 하지만 영화는 매우 서정적인데 이는 음악과 영상의 조화에 기인한다. 쇼팽, 베토벤, 슈만 등 클래식 명곡을 비롯해서 피아노와 현의 조화가 이채로운 곡들로 가득 채워진 OST는 음악을 통해 교감하는 키이스와 소피의 감정 변화를 세심하게 표현한다. 또 도시 근교의 가을 내음 물씬 풍기는 쓸쓸한 영상은 금지된 사랑의 은밀한 기쁨과 대조를 보여준다. 그러나 <메멘토>의 가이 피어스는 예민하고 감수성 풍부한 중년의 음악교사로 열연하지만 여린 감성보다는 비겁한 나약함이 더 두드러지고, <사랑에 관한 모든 것>으로 주목 받은 펠리시티 존스가 실제 나이 29세때 연기한 고등학생 소피는 신비롭다기 보다는 어딘지 연륜이 느껴진다. 거기다 키이스와 소피의 감정 선에 집중한 나머지 작위적이고 허술한 내러티브는 공감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아쉽게도 <우리가 사랑한 시간>이 보여주는 치명적 감정은 사랑으로 승화되지 못하고 일탈에 그치고 만다.
2015년 11월 5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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