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94분
개봉: 4월 9일
시놉시스
화장품 대기업 중역인 오상무(안성기)는 헌신적이고 충실한 남편이자 아내(김호정)의 간병인이다. 아내는 오상무의 정성스런 간병에도 불구하고 4년의 투병 끝에 죽음을 맞이한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딸이 오열하자 오상무는 아내가 죽기 전 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터트렸던 울음을 떠올린다. 장례식장은 어느새 손님들로 가득하고, 부하직원들은 오상무의 결재를 필요로 하는 서류들을 가지고 온다. 신규 화장품 출시를 앞두고 광고 카피와 부분 모델을 논의하면서도 오상무는 집중하기 힘들다. 오상무는 오랜 기간 연모해 온 부하직원 추은주(김규리)에게 자꾸 신경이 쓰이는데...
간단평
오상무는 아내의 상여를 앞세우고 뒤따라오는 추은주를 돌아본다. 여든 노장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은 다가오는 죽음과 지나간 젊음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죽어가는 아내와 매력적인 부하 여직원 사이에서 갈등하는 오상무의 이야기는 바람난 중년 남성의 이야기이기 이전에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지점에서, 그리고 내면의 욕구와 외면의 현실이 맞닥뜨린 지점에서 갈등하는 모든 인간의 이야기다. 오상무는 자신이 젊은 시절을 바쳐 일한 화장품 회사에서 인정받는 중역이 되었지만 더 이상 젊은이들 사이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자각한다. 중년을 넘어선 오상무가 느끼는 현실은 일생을 바쳐 일군 안락한 생활보다 스러져가는 자신의 육체와 더 밀접하다. 그리고 생명이 꺼져가는 아내는 그에게 그런 현실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그래서 활력 넘치는 부하직원 추은주를 동경하며 자신의 욕망을 애써 감추는 오상무의 비루한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하지만 함께 살아온 흔적을 기억하는 아내를 떠올린 오상무의 마지막 선택은 죽음을 외면하지 않은 채 삶을 붙드는 고결함을 일깨운다.
2015년 4월 2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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