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애,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7분
개봉: 3월 13일
시놉시스
마트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언제나 힘든 상황에서도 쿨하고 당당한 엄마 현숙(김희애). 남의 일에는 관심 없고 가족 일에도 무덤덤한 시크한 성격의 언니 만지(고아성). 그런 엄마와 언니에게 언제나 착하고 살갑던 막내 천지(김향기)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세 가족 중 가장 밝고 웃음 많던 막내의 갑작스런 죽음에 현숙과 만지는 당황하지만, 씩씩한 현숙은 만지와 함께 천지가 없는 삶에 익숙해지기 위해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천지의 친구들을 만난 만지는 가족들이 몰랐던 숨겨진 다른 이야기, 그리고 그 중심에 천지와 가장 친했던 화연(김유정)이 있음을 알게 된다. 아무 말 없이 떠난 동생의 비밀을 찾던 만지는 빨간 털실 속에 천지가 남기고 간 메시지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간단평
착하고 애교 많던 딸을 보낸 엄마 현숙과 언니 만지의 모습은 언뜻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소리 없는 슬픔은 삶의 한 부분이 된다. 그 선택을 선뜻 이해할 수가 없지만 서서히 알게 된다. 천지의 밝은 모습 뒤로 말하고 싶었던 얘기가 너무 많았음을. 이한 감독은 전작 <완득이>에서와 같이 감동을 강요하지도 슬픔을 쥐어짜내려 하지도 않는다. 과유불급의 미학을 잘 실천하는 감독이다. 학교 폭력은 현재 우리 사회의 큰 화두 중 하나다. 영화는 가해자였던 화연이 또 다른 피해자가 되는 과정을 통해 조용하지만 우아한 벌을 내린다. 추성박(유아인)을 통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고, 천지의 감춰진 모습을 전하기도 한다. 민감한 소재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다루면서 긴장감 있게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감독의 역량이다. 마지막 실뭉치의 행방은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모든 것이다.
2014년 3월 6일 목요일 | 글_박은영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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