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족>은 철없는 백수 첫째 한모(윤제문), 흥행참패 영화감독 둘째 인모(박해일), 결혼만 세 번째인 셋째 미연(공효진)과 미연의 되바라진 여중생 딸 민경(진지희)이 엄마(윤여정) 집에 모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 작가 천명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파이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의 송해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행복이 이 영화의 콘셉트”라고 말문을 연 송해성 감독은 “언제부턴가 가족 이야기를 다룬 마이너 소재의 영화는 사어(死語)가 되는 현실에서 <고령화가족>은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한 뒤, “개인적으로는 실패한 영화감독이 등장한다는 게 가장 좋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윤제문, 박해일, 공효진 세 배우는 “많이 먹고 살을 찌우고 편하게 촬영했다. 현장을 즐기고 연기를 막했다” “인생이 안 풀리는 캐릭터라 처음 톤을 잡을 때 긴장했던 것을 제외하면 즐겁고 화목하게 촬영했다” “정신없이 재밌게 현장에 놀러오듯이 연기했다”고 입을 모아 촬영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유쾌한 웃음을 넘어 진정한 가족의 의미 또한 되새기게 하는 <고령화가족>은 오는 5월 9일 개봉 예정이다.
● 한마디
<연애의 목적> 사회적 미성숙자 유림(박해일)의 반가운 귀환, ‘더킹 투하츠’ 어리버리 조폭 용구(윤제문)의 재림, ‘지붕 뚫고 하이킥’ 빵꾸똥꾸 해리(진지희)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은 성장, <바람난 가족> 진보적 어머니 홍병한(윤여정)의 이유 있는 변심, 그리고 한층 더 억척스러워진 공효진! 캐릭터를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다. 그래서일까. 신파적인 이야기가 캐릭터의 개성을 잠식하는 후반부는 살짝 아쉽다.
(텐아시아 정시우 기자)
찌질하지만 참 미워하기 힘든 가족이다. 생동감 있는 캐릭터, 그리고 이들에게 공감대를 불어 넣어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덕택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들을 연상시키는, 일상의 감성을 포착해내는 연출도 인상적이다. 못 말리는 가족들의 좌충우돌 소동극을 보고 나면 그 끝에서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따스한 위로도 얻을 수 있다. 여러 모로 사랑스러운 영화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콩가루 집안인데 부럽다. 아마도 콩가루 집안에 가족의 정(情)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었다”는 송해성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한 핏줄이 곧 가족인가, 식구(食口)란 무엇인가 등 ‘가족의 의미’로 점철돼 있다. 서로 눈만 마주치면 욕하고 때리고 싸우는 콩가루 집안이지만 아이러니하게 보는 이들은 그들에게서 가족을 찾게 된다.
(OSEN 김경주 기자)
피보다 진한 밥상머리 애증의 희비극.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설정을 극대화한 캐릭터들의 강도 높은 에피소드 향연이 막장으로 치달아도 결코 불편하거나 극화된 느낌이 들지 않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로 다가오는 매력적인 영화다. 송해성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고령화가족>은 일종의 터닝 포인트로 느껴지는데, <무적자>를 연상시키는 창고 신을 제외하면 강박과 힘을 뺀 송해성 감독의 연출 변화 또한 주목할 만하다.
(무비스트 서정환 기자)
2013년 4월 30일 화요일 | 글_서정환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