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술사가 범인을 찾아내는 내용인 <멘탈리스트> 시리즈나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 찾을 수 있는 남자가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인 <파인더> 등 최근 범죄사건을 소재로 한 '미드'를 살펴보면 기상천외한 능력자가 꼭 등장한다. 능력자의 등장보다 더 중요한 건 능력이 사건 해결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되냐는 거다. 이는 드라마의 시청률을 좌지우지 하게 만드는 기준 점 중 하나다. ‘손이 닿으면 과거를 볼 수 있는 능력(사이코메트리)’을 지닌 남자가 등장해 열혈형사와 손을 잡고 아동 유괴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의 <사이코메트리>도 소재 활용이 중요한 작품이다.
영화는 독특한 소재 활용도 면에서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사이코메트리는 사건이 아닌 춘동과 준의 아픈 과거사를 들춰내는 주요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과거사 이야기는 춘동이 왜 형사가 됐으며 유괴 사건에 맹목적으로 뛰어드는지, 준이 왜 은둔생활을 하며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초반부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길게 늘어놓다보니 미궁의 사건을 풀어가는 재미는 현저히 떨어진다. 범죄 스릴러 장르의 참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열혈형사와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남자의 조합은 구미를 당기지만 그 매력 역시 오래가지 못한다. 그나마 김강우가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며 분전한다. 그러나 영화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독특한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연출력이 아쉽다.
2013년 3월 8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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