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대오 : 구국의 철가방>(이하 ‘<강철대오>’)는 <방가? 방가!>의 육상효 감독과 김인권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전작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이주노동자가 된 한국 남자의 취업기가 코미디를 양산했다면, 이번에는 사랑을 위해 대학생이 된 중국집 배달부의 학생 운동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신분이 탄로날까봐 노심초사하다가도 어느 순간 학생 운동을 이끌고 있는 대오의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코미디는 전작에 비해 그 강도가 약하다. 김인권을 비롯해 박철민, 조정석, 김기방 등이 웃음을 배달하지만 적시 적소에 도달하지 못한다. 코믹한 장면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툭툭 끊어진다. 문제의 근원 중 하나는 1980년대 학생운동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대를 가볍게 다루지 않으려는 감독의 의지가 도리어 코미디를 억누르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방가? 방가!>의 코미디를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멜로 영화로서는 합격점을 줄 만큼 애절한 감성이 잘 살아있다. 예린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대오의 일념은 민주주의를 현실로 옮기기 위해 노력하는 대학생들의 신념처럼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할 걸 알면서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대오의 순정,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는 모습 등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전한다. 무엇보다 김인권의 연기가 발군이다. 좌중을 웃겼다가도 한 순간 가슴을 저리게 만드는 그는 분위기를 좌지우지 하며 극을 이끈다. 주·조연 할 것 없이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냈던 김인권. 영화는 그의 연기를 향한 순정을 확인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듯하다.
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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