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퍼포먼스와 사운드. <락 오브 에이지>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락생락사(락에 살고 락에 죽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2009년 브로드웨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동명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락 사운드에 강렬한 퍼포먼스를 배치한다. 버번 룸을 비롯해 타워 레코드, 할리우드 선셋 스트립, 성당 등 장소 불문하고 폭발하는 배우들의 춤과 노래는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하지만 그 뿐이다. 튜닝이 덜된 기타로 콘서트를 끌고 가는 것처럼, 영화는 이야기의 빈틈을 보이며 2시간을 이어간다. 쉐리와 드류의 사랑과 이별, 스테이시 잭스의 자의식, 버번 룸을 놓고 싸우는 패트리샤와 데니스의 격돌 등 많은 이야기를 벌려놓고 수습을 못한다. <헤어스프레이>에서 흥겨운 음악을 들려주는 가운데에서도 외모와 인종 편견에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를 전했던 아담 쉥크만 감독의 연출력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락 오브 에이지>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영화다. 본조비, 익스트림, 미스터 빅, 저니, 건스앤로지스 등 이름만 들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락밴드들의 명곡이 귀를 유혹하기 때문. 톰 크루즈는 극중 최고의 락 스타답게 본조비의 ‘Wanted Dead or Alive’, 데프 레파트의 ‘Pour Some Sugar On Me’ 등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다. 힙합 소울의 여왕 메리 제이 블라이즈는 저니의 ‘Anyway You Want It’를 불러 락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인다. 여기에 기존 명곡(‘More than Words’와 ‘Heaven’)을 믹싱해 이전과는 다른 느낌의 음악으로 재탄생시킨 아이디어도 한 몫 한다. 올해 락 페스티벌에 가지 못했다면, 이 영화가 그 공허함을 충분히 채워줄 것이다.
2012년 8월 2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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