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만불의 사나이>는 가수가 아닌 신인 영화배우로 이름을 올린 박진영의 첫 데뷔작이다. 드라마에서 쌓은 연기력을 유감없이 펼쳐 보이겠다는 이 당찬 중고 신인은 영화의 재미이자 동력이다. 극을 이끌며 사건을 해결하는 장본인으로서 그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간간히 감정을 제대로 내보이지 못하면서 흡입력을 떨어뜨리기는 하지만 첫 영화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감내하고 볼만하다.
문제는 따로 있다. 영화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건 박진영이 주연을 맡았다는 것과 동시에 <7급 공무원>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참여했다는 것. 하지만 <5백만불의 사나이>는 그가 썼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이야기의 빈틈이 보인다. 거액의 돈을 놓고 사투를 벌이는 인간 군상들을 등장시키는 건 성공하지만, 이들을 연결 짓는 동기 부여가 부족하다. 국회의원 비리 등 사회적 부조리를 건들다 만 듯한 느낌도 다분하다. 연출력 부재 또한 영화를 내리막길로 걷게 한다. 감독은 조성하, 조희봉, 오정세 등 감초 배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그나마 조희봉과 오정세의 기 싸움이 웃음을 자아낸다. 결과적으로 영화배우로 이름을 올린 박진영, <7급 공무원> 이후 영화로 돌아온 천성일 작가 모두 윈 윈(win win)하지 못한다.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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