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달>은 호러보단 미스터리 장르로 보는 게 맞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애쓰는 세 인물을 주축으로 매 순간 단서를 쥐어주면서 감춰진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은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자신들의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는 석호와 인정, 그리고 뭔가 알고 있으면서도 내색하지 않는 소희의 대립관계도 긴장감을 더한다. 영화의 장점 중 하나는 단발적인 공포를 지양한다는 점. 기괴한 비명 소리나 깜짝쇼 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이런 감독의 선택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문제는 이 장점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한다는 점. 비밀의 봉인이 풀린 후 그 파장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세 인물의 본 모습을 보여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이들이 왜 만나고 이 집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확실한 동기부여가 부족해 보인다. 연순 또한 이들과의 연결 고리가 부실해 마지막 네 인물을 둘러싼 공포감이 휘몰아치지 못한다. 결국 종전 한국공포영화와 차별성을 보여주겠다던 공포영화전문제작사 고스트픽쳐스의 첫 시도는 절반의 성공에만 그쳤다.
2012년 7월 12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