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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리메이크 영화는 얄궂은 운명!
2012년 4월 11일 수요일 | 이필립 이메일


영화관에서 <타이타닉>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개봉한 지 10년이 훌쩍 지난, 1998년도 영화다. 물론 제목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예고편에 여유도 있다. 14년 전처럼, 블록버스터의 압도적인 위력을 보여주는 데 힘을 쏟지도 않는다. 이미 전설이 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 몇몇 장면과 함께 영화만큼이나 유명한 음악을 여유롭게 흘려 보낼 뿐이다. 20세기의 고전이 21세기에 돌아온 이유와 함께, 타이틀이 석양을 배경으로 서서히 오른다.

14년 만에 돌아온 영화의 재개봉 제목은 <타이타닉 3D>. 최신 유행에 맞춰 <타이타닉>을 3D 상영관 용으로 다시 제작한 작품이다. 한데, 낯설지가 않다. 같은 방식을 통해 재개봉한 영화가 적잖이 있기에 그렇다. 수개월 전 선을 보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1 3D>가 이 같은 사례다. 90년대 개봉한 <라이온킹>과 <미녀의 야수> 또한 나란히 3D로 전환해 관객을 다시 찾았다.

오래전 영화를 3D로 포장해 재개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상업영화의 불문율이자 적은 비용으로 큰 돈을 만지려는 심보다. 이 같은 영화들의 공통점은 90년대 개봉작임과 동시에 흥행과 완성도에서 모자람이 없고, 상당한 팬을 확보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돈줄에 목말라 있는 할리우드로서는 십 수년이 넘어 재개봉해도 민망하지 않은 구실이 필요했고, <아바타>로 전세계를 뒤덮은 3D 입체 영상이야 말로 이에 걸맞은 근사한 명분으로 더할 나위 없었다.


영악한 장사치의 셈법으로는 당연한 선택이다. 물론, 빈곤한 상상력으로 아이템 고갈에 허덕이는 할리우드의 환경 또한 이러한 분위기에 일조했다.

하지만 관객의 반응이 늘 호의적인 건 아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3D>가 그런 경우다. 영화를 본 관객은 대관절 2D영화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푸념했다. 상당한 입장료까지 지불했으니 본전 생각이 났을 게다. 아시다시피, 예전 오리지널 영화는 입체영상을 감안하고 촬영하지 않았다. 두 눈에 다른 영상을 보여주려면 두 개의 촬영기를 동원해 찍어야 한다. 새 영화는 그럴 수 있지만 이미 찍은 영화는 그럴 수 없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자연의 섭리다.

허나, 순수하게 컴퓨터그래픽으로 작업한 영화는 이 같은 문제에서 보다 자유롭다. 컴퓨터에 데이터가 남아있다면 두 개의 영상을 새로 계산해서 만들면 된다. 3D로 재개봉한 <토이스토리>의 입체 품질이 훌륭했던 이유가 이 때문이다. 원색이 많이 들어가고 색구분이 명확한 애니메이션은 3D 리메이크에 적합한 장르다. 그래서 디즈니가 3D 리메이크에 정신이 팔려 있다. 이에 반해 손으로 다시 그리기도 힘든 실사 영화는 죽을 맛이다. 재촬영도 불사하며 5년여의 시간을 거쳐 <타이타닉 3D>를 만든 제임스 카메론은 너무나 지난한 과정과 제작비에 “그 돈으로 타임머신을 만들어 과거로 가 입체로 다시 찍는 게 낳겠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이 같은 카메론의 광적인 집착과 열정으로 <타이타닉 3D>의 입체감은, 여타 실사 3D 리메이크작에 비해, 대단하다고 한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하염없이 오래 걸리고, 새로 만드는 것도 아니면서, 비용도 만만치 않은 3D 리메이크를 함부로 결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극장에 걸리는 이유는 위에 언급했듯 최소한 미국에서는 흥행 성적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를 찾는 관객이 있고, 시장에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허나, 한국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개봉관 규모가 크지 않고, 관객동원력 또한 높지 않다. 본 걸 뭘 또 보냐는 식이다. 이 말을 확대 해석하자면, 새로운 것에 강박적으로 집착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자화상이 반영됐다 볼 수도 있다. 더불어 영화에 한해 관객이 갈구하는 그 새로움이란, 기술보다는 이야기에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3D 리메이크 영화는 얄궂은 운명인 셈이다.

2012년 4월 11일 수요일2012년 4월 11일 수요일 |
글_이필립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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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sops26
모든걸 귀찮아하는 내가 이렇게 로그인까지 기사 쓰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혹시라도 이 감동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봐 . 돈으로도 살수 없는 이 순간을 느낀 사람이 없을까봐
그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서 이렇게 올린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이 영화는 존재하는거 자체가 감사하다
타이타닉은 그 어떤 영화와 비교할수 없는 넘사벽의 존재일것이다
그저께 배틀쉽을 보고 어제 헝거게임을 봤는데
가장 보고싶었던 타이타닉을 가장 나중에 배치한것을 타이타닉의 작품성이 너무 뛰어나서
그 뒤 영화들을 감상할때 시시할까봐서 이다
타이타닉을 볼때 한가지 주의할점은 타이타닉을 본 다음에 한동안은 그 어떠한 영화도 영화 같지 않을 것이다
  
2012-04-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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