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나잇 & 데이> 등 CIA 요원이나 킬러가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사랑을 키워나가는 설정은 할리우드의 단골손님이다. <디스 민즈 워>도 이 설정을 그대로 도입한다. CIA 요원임을 속인 채 한 여자를 놓고 서로 쟁탈전을 벌이는 두 남자의 싸움은 영화의 큰 재미다. 극중 톰 하디는 우직한 남자로, 크리스 파인은 부드러운 바람둥이로 등장해 좋은 호흡을 보여준다. 특히 최첨단 장비를 사용해 서로 로렌과의 데이트를 방해하는 치졸한 모습은 코믹함을 준다. <금발이 너무해>로 로맨틱 코미디에 두각을 드러냈던 리즈 위더스푼도 오랜만에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것 마냥 극의 재미를 살린다. 양다리 걸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기회라 받아들이는 그녀의 엉뚱한 모습이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과거의 모습만큼 귀엽고 사랑스럽지는 않지만 나이에 맞는 30대 여성의 모습을 잘 표현한다.
영화는 <미녀 삼총사>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의 맥지 감독이 선사하는 카 체이싱, 대규모 폭파, 육탄전 등 액션 장면이 더해지면서 볼거리를 충족시킨다. 팝콘무비로는 제격이다. 하지만 현실감이 약하다는 게, 아쉽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경우 부부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전면에 깔아놓으며, 액션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냈다. <디스 민즈 워>는 로렌을 통해 남자보다 일을 사랑한 30대 노처녀의 현실을 보여주려 하지만,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된 후부터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로 선회한다. 그러다 보니 로렌이 왜 사랑을 원하는 지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랑의 감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면 두 남자의 전쟁이 더 흥미로웠을 것이다.
2012년 2월 29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