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아워>는 외계인을 소재로 한 SF 영화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은 여느 SF 영화와 다를 바 없지만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외계인의 설정은 차별성을 띤다. 단숨에 인간을 재로 만드는 이들의 공격은 볼거리다. 여기에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외계인들의 출현을 쓰다 버린 전구로 감지하는 장면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모스크바라는 낯선 도시는 주인공들의 지리적 결함을 드러내게 만들어, 상황을 극한으로 몰고 간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설정의 묘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지 못한다. 전반부에서 인간과 외계인들의 사투가 긴장감 있게 그려진 것과는 다르게 후반부에서 그 매력이 덜하다. 대규모 전투 장면은 고사하고, 고작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외계인들과 접전을 치루는 장면은 기대감을 저버린다. 비주얼로 승부를 보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면 인물 관계도라도 치밀한 구석이 있어야 하는데, 이 역시 부족하다. 션과 나탈리를 제외한 사람들은 외계인들에게 바치는 제물처럼 차례로 죽어나갈 뿐, 자신만 살겠다는 이기적인 면모조차도 보여주지 않는다. 89분이란 짧은 러닝타임만이 그나마 위안을 준다.
(3D가 아닌 2D로 상영된 언론시사회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2년 1월 4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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