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해>는 동성애를 소재로 파격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흔한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거짓말처럼 수갑으로 연을 맺는 첫 만남부터, 사랑을 나누는 순간, 그리고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이별을 맞이하기까지 영화는 진득하게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간다. 특히 서로를 잊지 못해 진흙탕에서 뒹굴고 싸우는 장면은 애증의 관계가 뒤섞인 연인들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사랑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관계에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영화는 강지우가 왜 윤지우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그들이 내적으로 어떤 힘듦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아끼고, 이미지로 대체한다. 물론 이미지로도 유추가 가능한 부분은 있지만, 기본적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짚어주지 못해 이해도가 떨어진다. 또한 윤지우의 2년 전 러브스토리의 물고를 떠주는 정지우의 활용도가 미비하다. 세 여자의 이름을 같게 설정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텐데, 그 점 또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소 설명적이지 못한 구성이 영화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2011년 12월 8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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