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연애>는 제목 그대로 공포와 멜로가 결합된 영화다. 공포와 코미디를 조합을 보여준 <시실리 2km>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황인호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두 장르의 결합을 시도한다. 영화의 독특한 점은 조구와 여리의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귀신이라는 점이다. 귀신을 통해 느껴지는 공포감은 이들의 사랑을 멀어지게 할 뿐만 아니라 달콤했던 분위기를 한순간에 전복시킨다.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균형이 문제다. 중반 이후 멜로 라인이 강해지면서 공포의 강도는 줄어들고, 여타 로맨틱 코미디와는 별반 차이가 없어진다. 장르의 답습을 교묘히 피해가려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큰 실망감을 주지는 않는다. 손예진이 있기 때문이다. <작업의 정석>에서 코믹 연기를 맛깔나게 소화했던 손예진은 이번 영화에서 주사 연기로 웃음을 전한다. 매사에 소극적인 모습이지만 “술이 앞에 있는데 어떻게 안 마셔요”라며 술만 마셨다 하면 적극적으로 변하는 여리는 영화의 동력 중 하나. 그의 주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민기의 리액션이 합을 이루면서 웃음이 배가 된다. 여리의 친구로 등장하는 김현숙과 이미도의 감초 역할이 힘을 싣는다. 결과적으로 장르의 결합에서 나오는 재미보다는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2011년 12월 2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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