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에너미 넘버원>은 시원하게 내지르는 갱스터 액션영화다. 터프하게 도약하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한 마리의 야생마가 연상되는 이야기는, 실제 ‘제1의 공공의 적’으로 불린 ‘자크 메스린’의 실화다. 따라서 자크 역을 맡은 배우 역할이 중요한 것은 당연지사. 뱅상 카셀은 자크 메스린과 혼연일체가 되어 <퍼블릭 에너미 넘버원>을 그의 영화로 만들어버린다. 알제리 파병 당시 상관 명령에 복종해 총살을 하는 병사에서부터, 어제 첫눈에 반해 사랑을 속삭이던 여인에게 오늘은 총을 겨누는 잔혹한 사내까지… 자크의 여러 가지 얼굴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건, 다 뱅상 카셀의 연기 덕분이다. 특히 극 후반부 교도소에 수감된 자크가 독방에 갇혀 전라로 물세례를 받으며 괴로워하는 씬은, 뱅상 카셀의 녹록한 연기와 장 프랑소와 리셰 감독의 독특한 연출이 잘 어우러진 장면이다.
화려한 범죄 경력을 자랑하는 한 갱의 삶을 그린 <퍼블릭 에너미 넘버원>. ‘자크 메스린의 인생 2부작’ 중 1편에 해당하는 영화는, 킬링타임용 갱스터무비로 손색이 없다. 자크 메스린을 연기한 뱅상 카셀의 연기 또한 훌륭하다. 그러나 그가 갱이 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사회적 실상과 구조적인 문제에도 힘을 더 줬더라면 의미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목 앞에 ‘뱅상 카셀의’라는 수식을 덧붙여도 좋을 듯한 <퍼블릭 에너미 넘버원>은 허구 같은 실화, 그리고 뱅상 카셀의 연기 내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2011년 8월 24일 수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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