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리(베일리 매디슨)는 아빠 알렉스(가이 피어스)를 따라 아름다운 저택으로 이사 온다. 아빠의 여자친구 킴(케이티 홈즈)도 함께. 그들의 새 보금자리는 19세기 자연주의 화가 블랙우드의 생가를 복원한 것이다. 어느 날 샐리는 지하실에서 자신을 부르는 누군가의 소리를 듣는다. 친구가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샐리는 지하실의 봉인을 풀지만, 알고 보니 그들은 끔찍한 악행을 저지르는 작은 요괴 무리다. 공포에 떠는 샐리를 킴이 다독여주면서 둘의 거리는 좁혀진다. 그러나 요괴들은 틈만 나면 샐리를 노리며, 목숨을 위협한다.
<돈 비 어프레이드>는 영화의 각본과 제작을 담당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스타일이 녹아든 영화다. 공포의 대상을 사람 형상의 귀신이 아닌 독특한 작은 요괴 무리로 표현한 것, 그리고 공포에 저항하던 등장인물의 향방을 뻔하지 않게 처리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길예르모 스타일과 더불어 눈에 띄는 점은, 영화가 ‘가족’이란 키워드를 비틀어 활용한 점이다. 영화 속 요괴들은 외롭고 우울한 샐리의 정서를 공략한다. 어떻게 보면 가족보다 요괴들이 아이의 심리를 더 잘 인지한 셈이다. 또한, 공포에 떠는 샐리를 아빠는 그저 심리장애로 치부해버리는 반면, 오히려 타인인 킴이 그녀를 더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보호하려 한다.
길예르모 감독 식의 그로데스크한 판타지, 가족 관계 비틀기 등에서 알 수 있듯 <돈 비 어프레이드>는 정형화된 공포영화의 틀을 깨는 판타지 호러다. 아쉬운 점이라면, 어딘지 익숙한 플롯이다. 주인공이 이사 온 아름다운 대저택이 알고 보니 끔찍한 사연을 간직한 무시무시한 공간이더라, 하는 설정은 호러영화에선 너무나 닳고 닳은 패턴이지 않은가. 블랙 우드의 내용, 혹은 “한 사람만 데려간다”는 요괴 무리의 관습을 좀 더 살찌웠더라면 어땠을까.
2011년 8월 23일 화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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