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자>는 ‘링컨 대통령 암살 사건’이라는 사건 뒤, 잘 알려지지 않은 개인에게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변호사 에이컨과 메리 서랏이 각기 북군 전쟁영웅과 남군 지지자로 대립적인 입장이라는 것은 흥미로운 설정이다.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 에이컨의 입장 자체만 봐도 그렇다. 에이컨은 의뢰인이 유죄판정을 받을 경우엔 실력이 모자라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승소하더라도 사회에서 반역자로 찍힐 가능성이 크다. 영화는 ‘대의’와 ‘정의’를 대립적인 상황으로 양분하고 그 사이 딜레마에 빠진 에이컨의 갈등을 잘 보여준다. 그 잘난 ‘대의’로 말미암은 희생양, 메리 서랏의 출구 없는 상황도 함께 말이다.
<음모자>는 시대를 막론한 냉정한 진실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우리가 흔히 공정하다고 여기는 ‘다수결 원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로 인해 집단사회 속 개인이 얼마나 가벼이 취급되고 공격당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 하며, 인간사회를 비판한다. 비판은 좋으나, 관람객은 마치 법정의 참고인이 된 마냥 힘겨운 기분이 들 수도 있다. 물론, 영화가 공정치 못한 재판과정을 담은 이야기이기에, 이는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영화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니었을까. 영화 말미, 내레이션으로 드러나는 재판 이후의 상황묘사까지 그 힘겨운 느낌은 이어진다.
2011년 6월 27일 월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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