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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늠름한’ 육상소녀! (오락성 7 작품성 5)
도약선생 | 2011년 6월 21일 화요일 | 유다연 기자 이메일

<도약선생>은 ‘육상’과 ‘대구’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서 출발한 영화다. 대강의 캐릭터와 촬영지만 정해진 상황에서, 영화는 ‘무한도전식 촬영’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래서인지 <도약선생>은 윤성호 감독의 말처럼 “발랄하게 대처했다”는 느낌이 주를 이룬다.

전영록 코치(박혁권)는 한국 육상계의 발전을 꿈꾸며, 장대높이뛰기 종목의 스타선수를 발굴하고자 한다. 수영의 박태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처럼 말이다. 전영록 코치의 첫 번째 타깃 재영(박희본)은 전 육상꿈나무로, ‘가정의 계급’을 바꾸고 싶어 한다. 싫다는 재영을 계속 꼬드기는 전영록 코치의 눈에 우연히 또 한 명, 원식(나수윤)이 포착된다. 원식은 사랑하는 이에게 남자답고 늠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청춘이다. 그래서 그는 전영록 코치에게 한 달간 트레이닝을 받기로 한다. 얼떨결에 재영도 함께하게 된다. 재영과 원식은 전영록 코치에게 이미지·애니멀·감수성 트레이닝 및 사자자세 등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훈련을 받으며 묘한 즐거움을 느낀다.

<도약선생>은 장대높이뛰기를 ‘높은 곳에 올라가 신을 만나서 답을 듣고 내려오는 것’으로 정의한다. 극 초반 재영의 연기학원 수업 장면에서, 학생들이 분수를 도약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등장인물들은 각자 저만의 무언가를 향해(혹은 위해) 분수처럼 희망(혹은 욕망)을 분출하며 높은 곳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자칫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는 영화의 주제는, 촌스럽고 오버스러운 연출을 통해 오히려 의도한 것처럼 신선하게 보인다.

<도약선생>은 ‘말’이 많은 영화다. 등장인물의 대사와 영화의 단락을 구분하는 내레이션, 엉뚱한 시낭송, 조잡하게까지 들리는 노랫말들이 한데 섞여 얼토당토않은 말들을 뱉어낸다. 그러나 시끄럽다기보다 귀엽다. 그 말들이 무리한 주장이 아니라, ‘도약’이라는 일관된 주제하에 재기발랄하게 풀어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코드가 얕게, 중구난방으로 들어 있는 점 역시 담백하고 발랄한 전개 탓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2011년 6월 21일 화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윤성호 감독 특유의 ‘구강액션’, 기대해도 좋을 걸?
-장대높이뛰기 종목이 이렇게 매력적이었다니~
-소년 같은 소녀들, 소녀시대보다 훨씬 귀엽다니까!
-당최 코미디야, 퀴어야? 너무 분석하는 스타일이라면 곤란해
-성적 코드에 민감한 분이라면, 소품에 괜한 상징 부여해가며 짜증낼지도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이신바예바’가 나오기란 불가능해”라고 생각하는 비관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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