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여배우 여섯 명이 모인 <플라워즈>는 캐스팅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오이 유우, 히로스에 료코, 타케우치 유코, 스즈키 쿄카, 다나카 레나, 나카마 유키에까지, <플라워즈>는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매력적인 종합선물세트다. 이들은 각 시대를 대표하며 다른 색깔의 여성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시작점에 서있는 아오이 유우는 1930년대를 살았던 여성의 생활상을 복귀시키고, 타케우치 유코는 단아한 여성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다나카 레나는 당찬 커리어 우먼으로, 나카마 유키에는 모성애를 자극하는 엄마로 등장한다. 그리고 스즈키 쿄카는 꿈 대신 아이를 선택하는 미혼모로, 히로스에 료코는 단란한 가정을 꾸린 아내이자 엄마로 모습을 드러낸다.
<플라워즈>는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배우들을 통해,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어진 여인 삼대의 인생살이를 다룬다. 결혼, 출산, 일 등 세월이 흘러도 변모하지 않는 여성들의 고민들을 다뤘다는 점은 여성관객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문제는 한 쪽으로 편중된 주제의식이다. 짜고 친 고스톱처럼 여섯 명의 인물들은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과 일을 포기한다. 그리고 선택에 따른 행복에 겨워하며, 여성이라면 가족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이는 여성들의 고민을 통찰력 있게 표현하지 못한 연출의 탓. 주인공들의 고민을 피상적으로만 다루기에는 여배우들을 캐스팅한 노력이 아깝다.
2011년 5월 20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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