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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배우들을 보는 재미만 쏠쏠 (오락성 5 작품성 5)
플라워즈 | 2011년 5월 20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때는 1936년, 여기 결혼보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어 안달 난 소녀가 있다. 그 이름은 린(아오이 유우).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남자와 한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싫었던 린은, 결혼식 날 아버지와 크게 싸운 뒤 집을 나간다. 시간은 흘러 1960년대, 린의 세 딸 카오루(타케우치 유코), 미도리(다나카 레나), 사토(나카마 유키에)는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카오루는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내던 중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는다. 미도리는 출판사에 다니며 커리어 우먼으로 살고 싶지만 결혼이란 벽에 부딪히고, 막내 사토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둘째출산을 강행한다. 그로부터 40년 후, 사토의 두 딸 카나(스즈키 쿄카)와 케이(히로스에 료코)는 서로 다른 고민을 않고 살아간다. 첫째 카나는 피아니스트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임신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이와 다르게 둘째 케이는 언제나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또한 자신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일본 대표 여배우 여섯 명이 모인 <플라워즈>는 캐스팅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오이 유우, 히로스에 료코, 타케우치 유코, 스즈키 쿄카, 다나카 레나, 나카마 유키에까지, <플라워즈>는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매력적인 종합선물세트다. 이들은 각 시대를 대표하며 다른 색깔의 여성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시작점에 서있는 아오이 유우는 1930년대를 살았던 여성의 생활상을 복귀시키고, 타케우치 유코는 단아한 여성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다나카 레나는 당찬 커리어 우먼으로, 나카마 유키에는 모성애를 자극하는 엄마로 등장한다. 그리고 스즈키 쿄카는 꿈 대신 아이를 선택하는 미혼모로, 히로스에 료코는 단란한 가정을 꾸린 아내이자 엄마로 모습을 드러낸다.

<플라워즈>는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배우들을 통해,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어진 여인 삼대의 인생살이를 다룬다. 결혼, 출산, 일 등 세월이 흘러도 변모하지 않는 여성들의 고민들을 다뤘다는 점은 여성관객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문제는 한 쪽으로 편중된 주제의식이다. 짜고 친 고스톱처럼 여섯 명의 인물들은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과 일을 포기한다. 그리고 선택에 따른 행복에 겨워하며, 여성이라면 가족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이는 여성들의 고민을 통찰력 있게 표현하지 못한 연출의 탓. 주인공들의 고민을 피상적으로만 다루기에는 여배우들을 캐스팅한 노력이 아깝다.

2011년 5월 20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플라워즈>를 본다는 건, 아오이 유우, 히로스에 료코, 타케우치 유코, 스즈키 쿄카, 다나카 레나, 나카마 유키에를 모두 만날 수 있다는 거.
-각 시대의 느낌을 보여주는 배경, 음악, 복식 등이 섬세하게 표현됐네.
-꼭 여자라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라는 법은 없잖아.
-자신의 꿈과 자아실현을 하는 당찬 여성을 만나고 싶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깊게 다루지 못하는 남성 감독의 한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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