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공개된 영화에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 출신 배우인 신성록, 엄기준, 원기준, 김무열, 오만석, 오나라 뿐 아니라, 장유정 연출의 또 다른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 출연했던 정성화, 정준하, 김동욱 등이 카메오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비운의 여주인공을 도맡아 왔던 임수정이 춤과 노래를 선보여 색다른 볼거리를 안겼다. 임수정의 퍼포먼스는 음악감독 박칼린의 지도 속에 탄생했다고 하니, 영화를 볼 예정이라면 눈여겨보시길.
● 한마디
장유정은 자신의 뮤지컬을 직접 영화화하며 크게 모험을 시도하지는 않는다. 뮤지컬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영화가 할 수 있는 기술적인 효과를 살짝 얹은 정도다. 국내 첫 뮤지컬의 영화화라는 감투치고는 다소 무난한 선택이다. 하지만 무난하다는 거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임수정 공유의 호흡이 기대 이상이고, 관객이 로맨틱 코미디에 기대하는 판타지도 매끈하게 다뤄졌다. 장유정 특유의 재치가 영화라는 장르 안에서 기죽지 않고, 적절한 자기 위치를 찾은 것도 성과다. 원작 팬들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할지는 미지수지만, 역대 김종욱들이 대거 우정 출연한다는 점에서, 그들을 공략할 무기도 갖추고 있다. 그러니까 원작 팬들에겐 서비스로 주어지는 커튼콜 같은 작품이랄까.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인기 뮤지컬을 영화화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취사선택. <김종욱 찾기>의 취사선택은 매우 훌륭했다. 기본적인 스토리와 첫사랑에 대한 기억 등은 유지한채 상황, 배경, 캐릭터 등을 영화에 맞게 잘 탈바꿈시켰다. 다양한 시각적 효과와 캐릭터들의 앙상블은 뮤지컬에서 느끼지 못한 재미를 새롭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임수정의 매력이 단연코 발군이다. 뮤지컬 무대 감독이란 거친 역할에서 오는 터프하고, 보이시한 매력 속에서도 감출 수 없는 귀엽고, 여성적인 매력까지. 임수정이란 배우가 지닌 매력의 전부를 스크린에 펼쳐놓았다. 공유 역시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임수정의 매력을 잘 받쳤다. 또 두 배우를 둘러싼 조연 배우들도 맛깔난 연기로 풍성함을 더했다. 캐릭터를 보는 재미만으로도 영화관람료는 아깝지 않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서지우(임수정)가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차린 한기준(공유)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그러나 영화에서 첫사랑은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서지우가 첫사랑을 찾는 동기도, 한기준이 사람들의 첫사랑을 찾아주기로 하는 동기도 미약하기 때문이다. 만화적인 설정과 감성은 이들의 로맨스를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서지우의 캐릭터가 지닌 현실적인 면에 비해 한기준의 캐릭터는 이상적인 면이 강해 영화는 남성보다는 여성 관객에게 더 어필할 것 같다. 그럼에도 운명, 연인, 첫사랑 같은 상투적인 말로만 사랑의 의미를 말하는 심심한 로맨스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11월 25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