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황수정 외에도 김태우, 박성웅 등이 함께 출연한다. 하지만 비중에는 조금 문제가 있다. 많은 부분이 김태우에 몰려 있어 다른 출연자들과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혼자 많은 부분을 책임지는 김태우가 연기력으로 극 전체를 끌고 간다는 것. 중산층 가장이 겪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를 각 상황에 맞게 표현하면서도 원인 불명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긴장감도 잘 이어간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결정적인 설정이 참신하지 못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쉽게 밝힐 수는 없다.) 이미 많은 영화들이 써먹었던 방법이기도 하고 유사한 설정도 자주 나왔기 때문에 마지막에 밝혀지는 반전에는 그다지 큰 임팩트가 없다.
● 한마디
병환 중인 아버지 간호에 직장에선 상사에게 찍혀 괴롭힘을 당하고,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신세에 성적으로도 고개 숙인 남자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억눌린 욕망을 분출시킨다. 덕분에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까지 해낸다. 하지만 <여의도>는 단순히 욕망의 분출이나 한 인간의 내적인 고통만을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중산층 가장의 삶을, 서울에서 가장 치열한 곳 중의 하나인 여의도를 배경으로 잘 풀어냈다. 여기에는 김태우의 연기도 한 몫을 한다. 이에 비해 황수정과 박성웅은 캐릭터의 성격이나 비중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건지, ‘돈’을 위해 살아가는 건지. 삶의 목적과 행복을 잊은 채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점점 더 피폐해져가는 현대인의 삶을 제법 리얼하게 담아냈다. 배신과 음모 그리고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지 않으면 짓밟힌다는 명확한 논리가 더욱 비정함을 만든다. 그럼에도 어디서 본 듯한 빤한 스토리 전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지막 반전으로 숨겨놓은 히든카드가 중반부터 쉽게 예측 가능해져 신선도가 떨어진다. 또 각각의 캐릭터들도 입체적으로 그리고자 했으나 의도와 달리 평면적으로 그려진 탓에 김태우를 제외하곤 그들의 고통이 피부로 와 닿지 않았다. 황수정은 여전히 단아한 미모를 뽐냈으나 캐릭터를 표현하기엔 부족했다. 홍보에 적극적이지 못한 배우 등 흥행을 위한 제반 조건이 상당히 불리하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