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편의 이야기를 다시 적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듯 해, 이번 리뷰에서는 달라진 점에 대해서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한마디로 <아바타: 스페셜 에디션>의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의 보강이다.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이야기를 부연하고, 사람들의 관계에 또 다른 사연을 첨가해 자연스러운 설정을 유도한다. 물론 이야기에 수반되는 비주얼의 강렬함도 눈에 띈다.
크게 보충된 부분은 4가지다. 가장 먼저 그레이스와 제이크가 처음 판도라 행성의 정글에 도착했을 때, 과거 나비족에게 영어를 가르쳤던 학교를 방문하는 장면이 추가됐다. 이미 폐허가 된 학교의 모습에서 제이크는 총탄 자국을 발견해 인간 군인들이 나비족에서 몹쓸 짓을 했음을 직감한다. 두 번째는 사냥 장면. 이크란을 타고 하늘을 날게 된 제이크는 네이티리, 쯔테이 등과 함께 뿔이 달린 소를 사냥한다. 이 장면은 제이크가 점차 나비족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하늘과 땅을 능숙하게 오가는 3D 입체 비주얼의 압도적인 영상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사랑에 대한 추가설명도 있다. 점차 나비족의 생활에 동화되어 실제 자신보다 나비족의 삶을 동경하게 된 제이크는 네이티리와 진정한 교감을 나누며 나비족으로서의 생활에 더한 애착을 갖는다. 쯔테이의 죽음 장면도 보강됐다. 본편에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처리하지만, 스페셜 에디션에서는 제이크가 떨어진 쯔테이를 찾는 장면을 넣었다. 여기서 쯔테이는 나비족의 의식대로 제이크의 손으로 죽음을 맞으며 명예롭게 숨을 거둔다.
이 외에도 홈트리를 파괴하는 대규모 학살 장면 앞에 1차적으로 숲을 밀고 들어온 장갑차와 군인들(제이크와 네이티리가 사랑을 나눈 다음 날 숲을 밀어버렸던 장갑차, 제이크가 이 장갑차의 카메라를 부숴버렸다.)이 나비족에게 보복을 당해 전멸된다는 설정도 추가됐다. 이는 결국 홈트리 대학살의 발단 중 하나가 됐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스페셜 에디션을 통해 다소 모자란다고 지적됐던 이야기를 보강했다. 인간과 나비족의 갈등 구조를 더욱 심화하고,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관계는 물론 점차 나비족에 동화되어 그들과 삶을 함께 하려는 제이크의 의지도 더 많이 드러낸다. 인과관계가 보다 분명해진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더하고, 본편에서 느끼지 못한 안타까움이나 멜로 라인은 더욱 강화됐다.
하지만 이미 <아바타>는 많은 관객이 봤고, 심지어 중복관람자도 많았다. 과연 관객들이 8분의 추가 영상과 그로 인해 달라진 이야기를 보기 위해 다시 극장을 찾을 것인가는 다소 의문이다. 감독의 의도대로 다시 구성된 이야기는 분명 일반 개봉 버전과는 다른 재미를 주겠지만, 3D나 IMAX 3D와 같은 고가의 관람료를 다시 지불한다는 것도 나름 부담이다. 하지만 <아바타>의 완성된 이야기를 확인한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2010년 8월 27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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