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빅토리아 호수 주변 마을. 보안관 줄리(엘리자베스 슈)는 어느 날 심하게 훼손된 시체를 발견하고 호수 주변의 경계를 강화한다. 한편 호수 바닥의 갑작스러운 지진을 조사하기 위해 투입된 탐사대는 지진에 의해 갈라진 바닥에서 200만년 전에 멸종된 고대어 피라냐가 부활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호수의 관광객들을 피신시켜야 하는 보안관과 탐사대. 하지만 축제에 취한 젊은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다가 결국 피라냐에게 온몸이 뜯긴다. 한편 줄리의 아들 제이크(스티븐 R. 맥퀸)는 동생과 여자 친구 캘리(제시카 스자르)를 구하고 줄리와 만나지만 고대어 전문가 굿맨(크리스토퍼 로이드)으로부터 피라냐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전해 듣는다.
<피라냐>는 식인 물고기를 내세운 해양 공포영화다. 하지만 <죠스>와는 다르게 그 표현에서 강도가 높은 편이다. <죠스>가 그 존재의 등장과 위협적인 모습만으로 공포를 줬다면, <피라냐>는 존재의 공포 외에도 사람들을 물어뜯는 비주얼과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담아내는 디테일을 보여줬다. 2010년에 다시 만들어진 <피라냐>도 이러한 고어적인 부분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떼로 몰려다니며 사람을 발견하면 삽시간에 뼈만 남기고 ‘발라 먹는’ 피라냐의 잔혹한 공포를 CG와 특수효과로 흥미롭게 표현됐다.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나뉠 것이다. 공포영화나 고어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피라냐> 속 비주얼은 상당한 쾌감이 있다. 식인 물고기에게 온몸이 뜯겨 뼈만 앙상하게 남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 부위가 따로따로 잘려 나가거나 배의 프로펠러에 머리카락이 말려들어가 머리가죽이 벗겨지고, 배를 타고 도망가면서 사람들의 머리와 몸통을 뭉개버리기도 하고, 쇠줄에 의해 몸이 두 동강 나는 등 그 표현수위가 제법 높다. 심지어 피라냐에 의해 물어뜯긴 너덜너덜한 성기가 바다 속을 유영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이 현실에 기반을 뒀다면 무척이나 끔찍했겠지만, 장르적인 비현실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쾌감을 준다.
<피라냐>는 이러한 고어적인 비주얼 외에도 해변의 비키니라는 설정을 통해 섹시한 영상도 전한다. 극중 포르노 사이트 운영자 데릭(제리 오코넬)을 통해 다양한 코드의 섹시한 장면들이 나오는데, 두 여인이 수영복까지 벗어던지고 바다 속을 유유히 잠수하는 장면이나 나체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모습, 비키니 걸 선발 대회 등의 아이디어가 그렇다. <피라냐>는 잔인한 고어적인 표현과 함께 섹시 코드를 적절하게 배합한 전통적인 스타일의 고어영화다.
허나 3D라는 측면에서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 등장인물들의 풍만한 몸매를 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하려는 새로운 시도는 가상하나, 전체적인 입체감에서 완성도가 높지 않다. 2D로 촬영한 후 3D로 전환한 영화답게 뚜렷한 입체감은 드러나지 않는다. 스크린 밖으로 무언가를 쏟거나 관객을 향해 피라냐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등의 의도적인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임팩트가 적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속편으로 이어지는 소재를 등장시키며 갑자기 끝나는데,(말 그대로 갑자기다.) 만약 속편도 3D로 제작할 것이라면 전체적인 완성도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싶다.
2010년 8월 25일 수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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