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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꽃은 지지 않는다 (오락성 6 작품성 7)
데저트 플라워 | 2010년 4월 20일 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황량한 땅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와리스 디리(리야 케비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가 시집을 보내려 하자 홀로 집을 떠나 영국 런던까지 가게 된다. 그곳에서 와리스는 소말리아 대사관에 들어가 가정부로 일한다. 하지만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대사관은 폐쇄되고, 길바닥에 내앉는 신세가 된다. 오갈 곳 없는 그녀는 우연히 옷 가게에서 만난 마릴린(샐리 호킨스)의 도움으로 하숙집에서 근근히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날 와리스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도중 유명한 사진작가의 명함을 받게 되고, 패션모델의 길로 들어선다. 어려움을 딛고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모델이 된 와리스. 하지만 가슴속에 응어리진 아픔은 그녀를 항상 괴롭힌다.

와리스 디리의 자전소설 <사막의 꽃>을 원작으로 한 <데저트 플라워>는 소말리아에서 태어나 힘든 역경을 딛고 세계적인 패션모델이 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와리스는 살고 싶기에 자신에게 처한 고난을 버티고 끝내 이겨낸다. 그녀의 아버지는 단순히 지참금으로 주는 돈을 받기 위해 딸을 결혼, 아니 팔아버린다. 와리스는 강제 결혼을 피해 맨발로 사막을 건너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런던에서 노숙자 생활을 한다. 홀로 길을 떠난 그녀는 언제나 외로움과 아픔이 공존했고, 사막을 벗어나 빌딩으로 가득 찬 런던에서도 그 고통은 계속된다. 하지만 그녀는 죽지 않고 살기 원한다. 진정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명확한 계획은 없지만 먹고, 자고, 사랑하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한다.

<데저트 플라워>는 말 그대로 사막의 꽃, 바로 와리스 디리를 말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녀의 인생역전 스토리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녀의 말 못할 아픔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는 사막에 피어있는 하얀 꽃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그 꽃은 아름답지만은 않다. 하얀 꽃잎에 상처가 나있다. 첫 장면을 장식하는 이 꽃은 와리스의 아픔을 의미한다. 그 아픔은 바로 여성 할례(Female Genital Mutilation:FGM)다. 예전 ‘무릎팍 도사’에서 한비야 씨가 언급했던 여성 할례는 여성의 외부 생식기를 잘라내는 의식으로 여성의 성적 욕구를 제어한다는 종교적 명목 아래 행해진다. 하지만 그 실체는 여자가 바람을 피우지 못하게 하려는 남자의 권력이 숨겨져 있다. 이로 인해 할례를 받은 여성들은 성욕을 느낄 수 없을뿐더러 소변을 보거나 월경을 할 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와리스 또한 다섯 살 때 할례를 받았고, 가장 기본적인 여성의 권리를 잃어버린 채 살아간다. 그녀는 자신처럼 하루에도 6,000여 명의 소녀들에게 행해지고 있는 이 악습을 막기 위해 UN에서 연설을 한다. 이처럼 영화는 고난과 힘든 역경을 딛고 성공한 한 여인의 인생극장인 동시에 여성의 성적권리를 억압하는 여성 할례의 문제를 고발한다.

영화는 노숙자에서 모델 그리고 UN에서 연설할 때까지 그녀의 고군분투를 카메라로 담는다. 홀로 고립된 와리스를 부각시키기 위해 갈라진 사막의 땅과 아스팔트로 덮힌 런던의 거리를 부감숏으로 잡는다. 이를 통해 감독은 어느 곳에서나 혼자인 와리스의 아픔과 외로움을 영상으로 보여 준다. 또한 와리스가 견뎌야 했던 고통, 할례 등으로 무겁게만 흘러가는 영화는 조연의 힘으로 간간히 유쾌함을 전한다. 특히 와리스의 친구 마릴린 역의 샐리 호킨스는 <해피 고 럭키>에서 보여줬던 다소 엉뚱한 모습과 재미를 유발하는 말투로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도 상영된 <데저트 플라워>는 여성들의 삶을 반추할 수 있는 영화다. 오늘날 여성의 권익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곳에서 여성들은 핍박을 받고 있다. 실제 와리스 디리는 UN 특별사절이 되어 전세계를 돌며 고난을 겪고 있는 여성들을 돕고 있고, 극중 와리스 역을 맡은 리야 케베데도 고향인 에티오피아를 위한 재단을 설립, WHO 명예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막에 꽃이 핀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하지만 그 꽃의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보기 위해 힘쓰는 일이 더 중요하다. 아직도 사막에 피어있는 꽃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2010년 4월 20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소말리아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여성으로 변신한 와리스 디리의 인생극장
-간간히 웃음의 조미료를 뿌려주는 샐리 호킨스의 유쾌한 연기
-이 세상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건지 새삼 깨닫게 된다.
-멋진 런웨이 장면을 기대했는데, 프런코(프로젝트 런웨이)보다 못하네.
-극중 남자들은 거의 여성의 적으로 나오는 구먼.(사진작가는 예외)
24 )
geo1999
잘읽었습니다.   
2010-06-02 14:51
shelby8318
책으로도 나왔다던데 언제 한 번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고, dvd갖다놓거든 그것도 봐야겠네요.ㅋㅋ   
2010-04-25 19:19
ehgmlrj
글쎄요..   
2010-04-25 15:40
mvgirl
한 여성의 성공드라마   
2010-04-24 07:59
clay92
보고싶네요   
2010-04-23 10:12
nada356
기대기대!   
2010-04-22 18:45
kisemo
잘봤어요~   
2010-04-22 16:46
ldh6633
잘봤어요~   
2010-04-2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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