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이 넘치는 남편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두 아이의 엄마 샌디(케서린 제타 존스). 언제나 행복할 줄 알았던 그녀의 인생에 먹구름이 낀다. 샌디는 어이없게도 아들의 생일파티 때 찍은 비디오테이프에서 이웃집 여자와 거친 숨소리를 주고받는 남편을 보게되고, 두 아이와 함께 뉴욕으로 이사한다. 하지만 결혼 후 오랫동안 집안살림만 했던 그녀는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번잡한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만 쌓여간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스포츠 관련 방송일을 시작하게 되는 샌디. 그러나 문제는 아이들이다. 보모를 수소문하던 중 자신의 아파트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는 애럼(저스틴 바사)에게 보모를 부탁하게 되고, 애럼은 샌디네 집 보모로 취직하게 된다. 그리고 점점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언제부턴가 싱글맘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양산되면서 이런 형식의 이야기는 흔해졌다. 또한 연상녀 연하남의 관계도 예전보다는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더불어 이런 이야기들은 실제 싱글맘이나 골드미스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켰다.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도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신선함은 떨어진다. 영화는 이제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싱글맘과 연하남의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나간다. 하지만 진부함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간간히 샌디의 감정선을 부각시킨다. 평생 아이들과 남편만 바라본 여자.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나락에 빠진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내야 한다. 일도 해야 하고 아이들도 돌봐야 하기에 매사 분주하지만 제대로 되는 일은 없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홀로 눈물을 흘리고, 남편에게 욕 한번 제대로 내지르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은 싱글맘과 연하남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에피소드의 재미에만 허덕이게 하지 않는다.
이처럼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와 싱글맘의 현실적인 아픔을 동시에 드러내는 영화에서 캐서린 제타 존스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실제 영화 속 샌디와 같은 40대인 그녀는 나이에 걸맞게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든다. 극중 자신의 일과 함께 아이들을 돌보는 샌디의 모습은 배우이며 두 아이의 엄마인 실제 그녀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또한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때로는 섹시함으로 25살의 연하남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내셔널 트래저>로 얼굴을 알린 저스틴 바사는 풋풋함으로 뭇 여성관객을 유혹하지만 깐족거리며 니콜라스 케이지와 함께 보물을 찾던 그 모습이 더 어울린다.
영화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키워나가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더불어 유대교를 믿는 애럼의 가족과 샌디 가족의 만남은 사고 방식의 차이에서 빚어지는 재미를 유발하고, 샌디의 직장 동료와 절친은 애럼과 사귀는 그녀를 부러워하며 은근 슬쩍 관객의 마음을 대변한다. 하지만 중반 이후 그들의 사랑은 점점 현실의 벽에 부딪혀 로맨틱 코미디의 유쾌함을 잃어간다. 부모의 반대, 나이차이에 의한 의견 충돌, 임신에 대한 문제 등 쉽게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의 문제는 그들의 이별을 야기시키고, 이후 이야기는 무겁게 흘러간다. 게다가 영화는 마지막까지 그들의 사랑에 대해 이렇다 할 마무리를 지어주지 않는다. 감독이 싱글맘에 대한 현실을 재조명하고 싶었다면 차라리 페미니즘 영화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2010년 3월 8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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