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는 친구들과 놀고 싶고, 호기심도 많은 니콜라(막심 고다르). 어느날 니콜라는 갑자기 아빠가 엄마에게 잘해주더니 동생이 태어났고, 자신을 향한 부모의 애정이 뚝 끊겼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날 이후 갑자기 매번 말싸움을 하던 아빠(카 므라)와 엄마(발리에리 르메르시)가 서로 다정한 사이가 되자 니콜라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친구의 말처럼 동생이 생겨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 8명의 친구들과 작전을 세운다.
<꼬마 니콜라>는 1959년 탄생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된 원작은 1,8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출간 50주년을 맞이해 영화로 제작된 <꼬마 니콜라>는 원작의 느낌을 살리며, 니콜라와 친구들을 고스란히 영화에 옮겨와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초대한다. 부모에게 버림받지 않으려고 집안청소를 하다가 오히려 엉망진창을 만드는 장면, 부모님 몰래 가출하려다 고양이 그림자 때문에 무서워서 다시 집에 들어오는 니콜라의 모습, 돈을 벌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의 에피소드 등 영화는 극중 열 살이라는 나이에 걸 맞는 니콜라와 친구들의 귀엽고 순수한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유쾌함을 전한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타깃으로 만든 영화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도 손색 없는 재미를 갖추고 있다. <꼬마 니콜라>는 니콜라가 동생이 생겼다는 착각 때문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며, 중간중간 원작에 실려 있는 35개의 에피소드 중 영화 속 흐름에 맞는 이야기를 골라 첨가한다. 이로 인해 다소 단조로울 수 있었던 영화의 이야기는 매 순간 악동들이 펼치는 에피소드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어쩌면 다양한 에피소드의 나열이 이야기의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감독은 중심 이야기 주변에 에피소드를 배치해 영화의 맛을 잘 살린다.
이야기의 구성도 좋지만 <꼬마 니콜라>는 뭐니뭐니해도 원작에서 바로 나온 듯한 캐릭터의 힘이 가장 크다. 호기심 많은 니콜라를 비롯, 먹보대장 알세스트, 우유빛깔 도련님 조르푸아, 밉상범생 아냥, 동네파이터 외드, 깨방정 요아킴, 전교꼴찌 클로테르, 파파보이 뤼피스 등 모두가 눈길을 끈다. TV로 캐스팅 과정을 생중계해 선발된 8명의 아이들은 첫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주는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전교생이 신체검사를 받는 장면과 장학사가 전교 꼴지 클로테르에게 세느강에 대한 질문을 하는 장면은 각각의 캐릭터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부분. 이렇듯 영화는 원작의 에피소드를 적절히 사용한 것처럼 원작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옮겨와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는듯한 재미를 전한다.
<꼬마 니콜라>는 아이들을 겨냥한 기존의 영화들과 별 차이점 없이, 아이들의 귀여움과 여러 상황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한다. 영화가 주는 유쾌함은 원작의 보증된 재미를 극의 흐름에 맞게 잘 엮어 안정감을 더한다. 감독은 원작의 향수와 재미를 좀 더 전하고자 50년 전 프랑스의 느낌을 잘 살린다. 또한 영화는 단순히 니콜라의 왁자지껄 소동극에 그치지 않고, 열 살 소년의 성장도 엿 볼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꼬마 니콜라>는 온 가족이 즐기기에 알맞은 가족 영화로 손색이 없다.
2010년 1월 26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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