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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D 입체영화의 현주소를 확인하다
3D시네마 기술컨퍼런스 | 2009년 12월 7일 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이제 3D 입체영화라는 말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전 세계적으로도 3D 입체상영관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3D 입체영화 역시 개봉 편수를 늘려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3D 입체영화를 미래 영상으로 보고, 영진위를 중심으로 이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영진위는 디지털시네마 테스트베드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 연구를 2005년부터 추진해왔으며, 제작기술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여러 실험의 결과물인 입체 단편영화 <못>을 제작하고, 그에 관련된 기술적인 분석의 자리를 마련했다.

3D 입체영화 테스트베드 분석

‘2009 디지털 3D시네마 기술컨퍼런스’는 말 그대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컨퍼런스다.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도 업계 관계자들로, 3D 입체영화 제작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거론된 부분은 3D 입체영화 제작에 관한 것이다. 3D 입체영화는 2D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테스트베드의 분석과 완성된 입체 단편영화 <못>에 대한 이야기는 3D 입체영화를 제작하려는 이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우선 단안과 양안의 입체효과 차이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된 컨퍼런스는 눈과 비슷한 구조로 된 카메라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입체영상을 촬영하기 위한 방법인 평행배열과 직교배열의 장점과 한계, 여러 형태의 리그(RIG)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리그는 3D 입체영화를 찍기 위한 촬영장비 중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카메라의 배열을 놓는 일종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그의 정밀함은 3D 입체영상의 결과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눈의 피로도와 현실감도 좌우한다.

카메라를 배열하는 방식으로는 수평과 수직이 있다. 우선 카메라를 양 옆으로 나란히 놓는 수평배열은 실제 눈의 거리인 6.5cm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광각을 쓰는 풀샷이나 롱샷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가까운 피사체를 촬영할 때는 현실과 다른 입체감을 보일 수도 있다. 편의상 수평으로 배열된 렌즈를 하나로 묶은 롱바디 렌즈가 있기도 하지만, 정밀한 영상을 얻어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안된 것이 직교배열 방식이다. 수평과 수직의 90도로 카메라를 배치하고, 하프미러(투명거울)를 이용해 초점 거리를 조정한 것으로, 실제 눈과 같은 6.5cm의 간격 조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키스톤 현상이 있고 화질에 영향을 주는 등의 단점도 있다.

테스트 베드 영상을 통해서는 다양한 앵글과 움직임을 통해 여러 환경에서 입체영상이 어떻게 보이는 지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리고 초점각의 변화에 따라 입체효과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카메라의 초점각이 일치하는 접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같은 피사체라도 들어가 보이는 부분과 나와 보이는 부분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화면 효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특히 3D 입체영화에서는 어디에 어느 정도의 입체감을 주느냐가 영상 표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영화의 의도에 맞는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초점각의 값을 오차 없이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두 렌즈가 다른 각도이기 때문에 이에 맞는 헐레이션(Halation)의 영향도 고려해야 하며, 컬러와 밝기, 움직임 등의 여러 외부요인도 잘 확인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수직배열에서의 키스톤 현상도 해결해야 한다. 또 클로즈업과 같이 화면 자체에서 입체감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에도 정밀한 초점각으로 미세한 차이로 입체감을 살려야 한다. 테스트 베드는 여러 가지 상황을 통해 일정한 데이터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카메라와 리그의 렌즈 별 주시각 산출표는 물론, 입체영상 화질평가를 위한 표준화 작업도 갖추어야 한다. 이제 첫 발을 내딛는 3D 입체영상의 제작에서 다양한 실험과 테스트를 통한 데이터는 오차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3D 입체 단편영화 <못>

영진위가 제작한 <못>은 3D 입체 단편영화로, <여고괴담 4: 목소리> <그녀는 예뻤다> 등을 연출한 최익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못>은 여러 테스트를 겸하는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3D 입체영화의 실질적인 진일보를 가져온 작품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로그를 통해 어떤 영상물을 얻을 수 있는지, 실질적인 세팅 시간과 현장에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는 것. 아직 전문적인 입체영화 제작 인력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과정을 통해 경험과 데이터를 얻는 것이 선결과제다.

2D와는 다른 3D 입체영화를 촬영할 때에는 철저한 사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반 촬영보다 1.5배 이상 소요되는 세팅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준비가 중요하다. 또 입체를 위한 영상인지, 영상을 위한 입체인지의 명확한 컨셉이 필요하며, 컨셉이 설정된 이후에는 스토리텔링과 입체영상의 적절한 조합도 중요하다. 촬영장비에 대한 정밀도와 신뢰도는 물론, 두 대의 입체 카메라의 정확한 Gen-Lock(싱크)과 촬영된 영상의 수평, 수직의 정확한 정합도 필수다. 입체감을 미리 염두해 두고 촬영을 진행해야 하며, 현장에서 입체모니터를 이용해 즉각적인 분석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직접 3D 입체영화를 제작하면서 현실적인 문제들도 경험할 수 있었다. 우선 수직리그에서 사용하는 하프미러의 문제. 하프미러란 위에서 아래로 촬영하는 카메라와 90로의 차이를 보이는 상을 반사를 통해 촬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거울로, 거울 뒤에 있는 수평 카메라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투명소재로 되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하프미러에 반사되는 카메라와 통과되는 카메라의 색온도와 노출 차이를 일치시키는 문제. 또 하프미러의 먼지나 다른 각도의 렌즈로 들어오는 헐레이션 및 많은 시간을 요하는 세팅도 부담으로 지적됐다.
 3D 입체 단편영화 <못>을 연출한 최익환 감독
3D 입체 단편영화 <못>을 연출한 최익환 감독

특히 카메라 셋업이 항상 문제였는데, <못>의 경우 1,2회 촬영에서는 13컷, 11컷을 찍었지만 마지막 4회 촬영에서는 30컷을 찍었다. 세팅 시간을 줄이기 위해 크레인을 사용한 것이 주요했다. 또 촬영 스탭의 경우, 2D에서는 각자의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3D는 작업의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높은 숙련도가 요구된다. 모니터의 경우는 큰 모니터로는 입체감 확인이 용이했지만, 작은 모니터는 프레임 전체가 출력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 2D의 경우에는 배터리만으로 운영이 가능했지만, 3D에는 매번 8개의 콘센트가 필요할 정도로 전원공급이 중요했다. 3D 입체영화 제작비는 2D에 비해 약 1.5배 정도가 드는데 여기에는 장비와 전원공급이 가장 큰 이유가 됐다.

후반 작업은 2D에 비해 기본적으로 2배 이상의 노동 강도와 시간이 들어간다. 편집은 정상으로 보이는 우측 화면으로만 하고 나중에 싱크를 맞춰 좌측 화면을 붙이는 식이다. 타임라인을 통해 우측화면을 배열하고 좌측화면의 싱크를 맞추지만, 만약 싱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든 장면을 하나하나 눈으로 확인하는 엄청난 노동량이 요구된다. 2D와는 다르게 1/3프레임 정도의 오차만으로도 매칭이 어렵기 때문에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단계를 거친 편집된 화면을 3D 모니터를 통해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3D 입체영상의 경우, 빠르고 짧은 커트보다 눈의 피로를 덜 주는 커트를 중심으로 작업된다.

2D와는 다른 촬영과 편집 등의 작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스테레오그래퍼가 절실하다. 스테레오그래퍼란 3D 입체영상 디렉터로서, 입체영상 제작시 꼭 필요한 촬영 스탭이다. 스테레오그래퍼는 입체영상의 전체적인 의도를 정하고 그에 따른 기술적인 역할을 맡는, 입체영상 제작전반의 수퍼바이저다. 이는 2D 영상을 만드는 작업 과정과는 다른 3D 입체영상 제작 과정의 특징적인 부분으로서, 스테레오그래퍼의 능력에 따라 결과물은 물론 작업 과정의 효율성도 영향을 받는다.

국내 3D 입체영화의 전망

국내에는 비교적 많은 디지털 상영관이 있기 때문에 3D 입체영화 상영관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네마 3D 스탠더드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상영 시스템을 분석할 수가 없다. 3D 시스템을 제거했을 경우의 최대 밝기, 스크린의 재질과 개인(gain), 안경 착용시 최소 밝기, 패시브와 액티브 글래스에 따른 시스템 등을 비교할 수 없다. 3D 입체영화 상영 시스템을 운영 중인 리얼D, 마스터이미지, 돌비, 네스트리 등의 회사들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시스템과 운영 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비교할 방식과 기준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3D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3D 상영관과 개봉되는 3D 영화는 매우 적은 편이다. 2009년 7월 기준 국내 3D 상영관은 52개다. 이는 국내 전체 상영관의 2%에 불과하며, 디지털 상영 시스템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2006년부터 2007년 7월까지 국내에 상영된 3D 입체영화도 16작품에 그치고 있다. 물론 2010년부터 더 많은 3D 입체영화가 개봉하겠지만, 외화뿐만 아니라 직접 제작하는 3D 입체영화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국내 장비 업체들의 기술 개발과 발전적인 경쟁도 필요한 부분이다.
 3D 입체 영화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12월 17일 개봉예정인 <아바타>
3D 입체 영화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12월 17일 개봉예정인 <아바타>
정책적인 지원, 기술 개발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인력이다. 해외에는 유능한 스테레오그래퍼들이 3D 입체영화 제작을 진두지휘하면서 새로운 영상을 창조하고 있다. 스테레오그래퍼는 단순히 좋은 기술로만 유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3D 입체영화는 기술적인 부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결국 영화라는 테두리 안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스테레오그래퍼는 입체영상에 관한 공학적인 원리와 리그의 매커니즘에 능함과 동시에, 영화만의 고유학 미학을 이해해야 한다. 3D 입체영화의 시나리오를 기술적인 관점뿐 아니라 영화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집단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는 영화 현장에서 유연한 의사소통도 필수적이다.

세계는 이미 3D 입체영화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당장 2D 영화를 전복시키고 3D 영화가 득세하기는 어렵겠지만, 하나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해 조금씩 세력을 키워갈 것이다. 많은 극장들이 디지털화되면서 3D 입체영화의 토대를 다지고 있으며, 가정의 TV나 휴대용 기기의 3D 디스플레이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우리나라가 해외가 주도하는 3D 입체영상의 발전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안 된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공학적인 능력과 예술적인 소양을 갖춘 스테레오그래퍼를 배출해야 한다. 또한 3D 입체영화의 제작에도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영상 기술과 영화적인 열정을 갖춘 우리에게는 새로운 영상문화를 이끌 충분한 자질이 있다. 미래 영상을 주도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언제나 할리우드의 몫은 아니니까.

2009년 12월 7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사진제공_영화진흥위원회

20 )
kisemo
잘봤어요   
2010-03-07 10:31
scallove2
잘봣습니당   
2010-02-05 21:19
pretto
저도 한번 보고싶어요 ㅜㅠㅜ   
2010-01-28 00:39
mckkw
3D 한번보고싶다   
2010-01-11 23:08
minam3030
대박   
2010-01-05 11:28
gkffkekd333
3D 기대됩니당~   
2010-01-04 02:07
naredfoxx
영등포 스타리움 강추!   
2009-12-31 23:00
dhalgus05
기대되요   
2009-12-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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