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관람안내! 몸이 바뀌니 마음이 통하고, 그러니 사랑이 싹트지.
보이 걸 씽 | 2009년 3월 9일 월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남자와 여자의 육체가 바뀌었다. 아니, 정신이 바뀐 건가.. 아무튼 꽤 실력 있는 풋볼 선수에 킹카이기까지 한 우디(케빈 지거스)와 요즘 애들답지 않게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는 모범 소녀 넬(사메어 암스트롱). 그들은 견학차 들른 박물관의 ‘테스카틀리포카’ 주술 신 앞에서 티격 거리다 밤사이에 몸이 교차된다. 서로 옆집에 살면서도 너무 다른 삶의 패턴을 가졌던 그들은 몸이 바뀌고 더욱더 으르렁 거리지만, 점차 서로의 생활에 익숙해지며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 이들은 당연히 풋풋한 로맨스를 쌓는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진짜 우디는 대학에 가기 위해 아주 중요한 풋볼 시합을 치러야 하고, 진짜 넬은 어릴 적부터 오매불망 바라던 예일 대학의 입학을 위해 면접을 봐야만 한다.

영화 <스위치>, <체인지>, <핫 칙>등, 남자와 여자의 몸이 바뀌는 현상은 종종 좋은 코미디거리인 동시에 로맨스를 만들어 내기 괜찮은 소재가 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현상에 대한 판타지. 의도적으로 성별을 바꾸지 않는 이상, 평생 하나의 성으로만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생기는 다른 성에 관한 관심. 이것을 대리만족 할 수 있음과 동시에, 본질적으로 같을 수 없는 남녀의 감정을 몸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서 이해하고 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 나도 한번쯤 이라는 생각이 안들 수 있으며, 그들의 당연한 로맨스가 어찌 부럽지 않겠는가...

<보이걸씽>의 우디와 넬도 이러한 정식 코스를 친절히 밟아 나간다. 서로 다른 가치관에 티격태격. 몸이 바뀌고 아옹다옹. 서로 이해하며 속닥속닥. 그러다 오해 생겨 따로따로. 그랬어도 결국은 눈 맞아서 알콩달콩. 하지만 이들의 관계에는 청춘과 꿈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 단순히 멋지고 예쁜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젊은 혈기가 아니라, 자신의 보다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젊은 혈기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단순한 하이틴 로맨스의 형태를 띠는 것 같으면서도, 그 안에 다른 성향이 보이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우디와 넬을 연기한 ‘케빈 지거스’와 ‘사메어 암스트롱’의 연기는 칭찬할 만하다. 남성성향이 뚜렷했던 남자가 다리를 꼬고, 수줍음에 머리를 매만지며 눈물을 글썽이는 다소곳한 모습은 10대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또한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는 소녀에서 거칠고 제멋 데로인, 겉으로는 여자이면서도 음흉한 눈길로 여자를 보는 ‘사메어 암스트롱’의 연기는 꽤 귀여워 보인다. 서로의 특징을 잘 살린 호흡에서 나오는 웃음이 이 영화의 미덕 중 하나인 것 같다.

하지만 BBC코미디/드라마 부분에서 두 차례나 감독상을 수상하며 여러 편의 영화를 연출했던 닉 허랜 감독은 앞으로의 전개가 쉽게 예견되는 단순한 구성으로 아쉬운 요인을 만들어 냈다. 너무 둘 사이의 이야기만으로 전개를 시킨 탓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다른 영화들에 비해 디테일함이 떨어져 보이고, 서로의 몸이 바뀌는 순간과, 다시 제자리를 찾아 가는 순간이 너무도 심플해 재미를 반감시킨다. 신비로운 고대의 주술 신을 끌어 들인 마당에 좀 더 신비로운 장치를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그러면 그 안에서 좀 더 색다른 판타지를 느낄 수 있지 않았을 까 싶다.

2009년 3월 9일 월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남자와 여자가 바뀌는 영화들의 기본적인 재미.
-하이틴 무비를 편애하시는 분들이라면..
-남녀 주인공들의 역할 바꾸기. 꽤 귀여움.
-커플이 손잡고 편하게 보다 나오기 좋을 듯.
-미래에 관한 고민은 좋으나 전체적 구성은 매우 일반적.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아니니 구미가 땡기지 않을 수도.
-화려한 비주얼의 청춘영화가 좋다고? 그렇다면.. 이건 좀 순박해 보일 듯...
9 )
bjmaximus
체인지,핫칙에서 이미 써먹은 소재라 안 땡기네.   
2009-03-09 17:49
1 | 2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