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2>에 대한 긴 이야기를 한다는 건 꽤나 무색한 일이다. 홍보카피만으로도 이미 기대감 따위를 낮춰버린 자충수는 꽤나 유효하다. 명품 코미디가 어쩌고 따위를 도배하고 뒤통수를 시속 250마일로 가격하는 듯한 어떤 조폭 코미디 따위에 비하면 꽤나 양심적이다. 물론 그것도 일종의 개그임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여러모로 윤리적임을 감안해야 한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은 속편을 만들었다고 스스로 떠드는 이의 허세는 실로 처량한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카피만큼이나 영화가 후지다는 것이다.
내러티브를 내팽개치고 배우들의 개인기 공세를 펼쳐 객석의 반응을 끌어냈던 <구세주>만큼의 미덕조차 없다. 클리셰 범벅의 내러티브를 분석할 요량 따윈 없다. 시작부터 끝까지 구구절절 적어 내린다 해도 그것을 스포일러라고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구세주2>의 스토리텔링은 심하게 열악하다. 그건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구세주2>의 상영관을 찾는 어떤 관객에게 완벽한 내러티브와 플롯의 부재를 설득하는 행위는 재래시장에서 명품백을 팔지 않는다고 진상부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심각한 문제는 영화가 내세우는 비장의 무기조차 볼품 없다는 점이다. 유명 개그맨과 연예인을 카메오로 동원하고 슬랩스틱을 비롯해 자학 개그 세트인 화장실 개그와 구타 개그를 결집시켜도 유머의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다. 적어도 <구세주>는 시종일관 웃겨주기라도 했다. <구세주2>는 그 재능조차도 발견되지 않는다. 웃기지 않는 농담처럼 무색한 것도 없다. 그리고 그 웃기지 않는 농담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할 때는 더더욱 괴롭다. <구세주2>는 그만큼 괴로운 영화다. 결말부에 등장하는 스태프들의 자축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 켠이 미어지는 기분마저 느낀다.
2009년 2월 18일 수요일 | 글: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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