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배우임과 동시에 감독으로서 <용서받지 못한 자>,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를 차례로 휩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했다. 그리고 세계적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기존의 섹시한 이미지를 벗고 오로지 연기에 몰입했다. 그렇게 <체인질링>은 탄생했고, 기대는 이상을 넘어 감동으로 돌아왔다.
<체인질링>은 1928년 미국 L.A를 배경으로, 크리스틴 콜린스(안젤리나 졸리)의 아들, 월터 콜린스가 실종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그 시대는 범죄자들을 사살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는 경찰들의 세상이며, 가진 것이 없는 나약한 여인들은 잔인하게 짓밟히는 세상이다. 그 안에서 크리스틴은 자신의 아들을 찾아 줄 것을 요청하지만, 무능력한 경찰들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신들을 비판하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월터 대신 다른 아이를 데려와 그녀에게 안겨버린다. 그녀는 존스 형사 반장(제프리 도노반)에게 데려온 아이가 진짜 아들이 아님을 눈물로 호소한다. 그러나 그와 맞서려 했던 나약한 여인은 정신병원에 처참히 가둬진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나버릴지 모르는 상황에 연일 경찰들의 부패와 무능력을 방송을 통해 비판했던 브리그랩 목사(존 말코비치)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그녀는 경찰과 세상의 권력에 맞서 진짜 진실을 위한 용기를 내게 된다.
빈틈없이 탄탄한 스토리는 <체인질링>이 가진 강점이다. 하나의 사건에서 2시간이 넘는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전개하는 과정은 매우 순차적이며 크리스틴 콜린스의 아들 월터가 살아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은 마지막까지 계속된다. 그렇기에 감동적인 드라마를 표방하면서도 계속해서 긴장감을 느낄 수 있고, 한 여성의 용기가 도시의 중요한 사건으로 여론화 되면서 부패된 정치권력이 몰락하는 과정은 진실과 용기에 대한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진실을 위해 온몸을 던진 크리스틴 콜린스 역의 안젤리나 졸리는 기존의 액션 무비에서 보여줬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모성애를 가진 용기 있는 여인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기자들이 터트리는 플래쉬 세례에 깜짝 깜짝 놀라며 온몸을 움츠리는 평범한 여인의 모습이나, 아들의 소식에 절규하는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범죄자 앞에서 진실을 알기위해 몸부림치는 폭발적인 감정은 그녀를 진정한 배우로 각인시키며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흡입력 있게 끌고 나간다. 여기에 이제는 이름만으로도 배우로서의 존재가 빛나는 존 말코비치. 그리고 안젤리나 졸리에 맞서 진실보다는 안위와 여론에 민감한 부패 권력의 전형을 보여준 제프리 도노반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는 극의 중심을 잡고 크리스틴의 가슴 아픈 모성애를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영화를 만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번 영화에 감독, 제작, 그리고 음악까지 맡으며 자신의 실력을 또 한 번 유감없이 발휘했다. 언제나 위태로운 주인공들을 등장시키며 그 안에서 희망을 말하던 그의 이야기 방식은 이번에도 절제된 연출로 힘을 실었고, 철저한 조사에 의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체인질링>은 용기와 희망에 대한 강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로 탄생되었다.
2009년 1월 12일 월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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