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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사랑도 리폼할 수 있나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 2007년 8월 2일 목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시크한 도시의 야경이나 댄디한 캐릭터들의 의상만큼,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이하, <지금사랑>)는 화려하게 반짝이지만 감정이 무결한 보석처럼 냉랭한 시선을 지니고 있다. ‘내가 그날 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미친 짓을 했을까’ 싶은 보름달 밤의 비밀은 감정의 순수함과 별개로 알고도 모르는 척 해야 하고 보고도 못 본 척 해야 하는 현실의 금기가 된다. 엄연히 말하면 불륜도 사랑이다. 가슴 뛰는 이성을 만난다는 건 분명 사랑의 징조니까. 하지만 현실은 무겁다. 결혼이라는 제도적 합방 의식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혐의로 입증하는 무거운 구속이 된다. 과연 사랑도 리폼(reform)할 수 있을까?

이성간에 발생하는 사심이 제도의 억눌림을 튕겨내 버릴 때, 일탈은 발생한다. <지금사랑>(이하, <지금사랑>)은 그 제도적 구속에 대한 일탈을 미화하거나 응징하는 감정적 묘사보단 현상을 직시하는 도발적인 물음표를 던진다. 사실 일탈의 시작은 삶이 무료해서 ‘바람피기 좋은 날’을 정했던 처자들의 사연이나 상대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끌림이 결혼의 안정보다 매혹적이라 위험한 ‘해피엔딩’을 감행했던 것과 진배없다. 한번도 뜨거운 적 없었던 커플이나 뜨거웠지만 식어가는 열기를 붙드는 커플도 그렇게 욕망의 소실로 인한 감정의 충만을 갈구하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들은 선을 넘거나 선 앞에서 갈등한다. 분명 ‘어느 한 쪽이 먼저 그만 둬야 할 일’이란 걸 알면서도 감정이 뜨거워지는 현상을 삭히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넘어서 안될 선을 넘거나 그 앞에서 갈등한다.

사실 <지금사랑>은 불륜의 이미지를 사소하게 잡아낸다. 그 사소한 시점은 어딘가 특별하다. 불륜을 로맨스로 포장하며 낭만을 부추기지도, 파국적인 결말로 교훈주의를 설파하지도 않는 무덤덤한 관찰자적 시선이 발견된다. 단지 누군가와 결혼한 남녀가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지 말란 법이 없다는 식의 파격적인 설정이 무신경하게 드러난다. 그 파격적인 설정은 의외로 웃음을 담기도 하는데, 그건 중간자적 입장에 선 이들의 무신경한 농담이 당사자들의 심리적 폐부를 찌르는 덕분이다. 또한 각각의 커플이 지니는 심리적 동선을 잘 그려낸다. 동침이몽의 부부는 서로 엇갈린 밀회를 거듭하며 심리적 긴장감을 형성한다. 또한 감정의 변화에 따른 흔들림은 동일하지만 떨림의 강도는 각각 다르다. 그래서 엇갈린 감정이 보여주는 본능적 행동도 서로 다르다. 한 커플은 뜨겁게 서로를 끌어안고, 한 커플은 현실을 직시한다. 물론 그 흔들리는 상황을 수평으로 유지하는 현실적 감각에 제압당하는 건 마찬가지다. 다만 흔들림의 정도가 제각각 다를 뿐. 또한 빈부의 격차가 약간의 차이를 보인 탓에 삶에 대한 의식이 남다를 뿐.

감정은 화살표의 방향을 정하고 있으나, 이미 결혼한 남편과 아내가 있는 그들에게 이성을 점지하는 사랑의 스튜디오는 허락되지 않는다. 결국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란 도발적인 질문에 영화는 나름대로 소신있는 답변을 준비한다. 물론 럭셔리한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불륜마저도 하나의 액세서리처럼 걸리는 사치가 아닐까 의심을 자아낼 수도 있겠지만 올바른 상황보단 정직한 감정에 중시하는 이야기는, 도시적 감수성에 길들여진 감성처럼 차갑고 한편으로 뜨겁다. 아무래도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현실을 직시한다는 건 이만큼 힘든 일 아닐까. 결국 뜨거운 감정과 냉정한 현실 사이를 오가던 그네들은 상황이 진실을 드러낸 덕분에 도발적인 결론에 도착한다. 도덕적 논란을 떠나 그 결론은 현실의 세태를 반영하는 흥미로운 관점이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홀로서기엔 각자 이유가 있다. 그것이 질퍽거리는 증오든, 깔끔한 합의든 간에. 리셋(reset)이든, 리폼이든.

2007년 8월 2일 목요일 | 글: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결혼은 미친짓이다라고 생각하는 독신주의자.
-시크, 댄디, 세련된 도시적 감각과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
-재치있는 말빨. 엇갈리는 연인의 시간차 스침. 걸릴 듯 말 듯, 묘하게 재미있다.
-한채영의 S라인. (당신이 원한 거 사실 이거 아냐?)
-결혼을 목전에 둔 커플이나 신혼부부, 혹은 애정이 식어감을 느낄 연인 혹은 부부.
-사랑이 밥 먹여주냐? 이런 당신에게 이 영화는 단순히 사치스러운 명품처럼 느껴질지도.
-불륜이란 소재 자체에 씻을 수 없는 혐오감을 느낀다면.
-한채영의 S라인만을 보길 원한다면 비추.
44 )
loop1434
그닥,,   
2007-08-05 11:48
kangys86
한채영이 기대된다,   
2007-08-04 19:48
rldud09
땡기지는 않는듯...   
2007-08-04 11:06
pjs1969
보고잡다~   
2007-08-04 09:45
okane100
저 포스터가 굉장히 인상깊어 보여요   
2007-08-03 23:01
jazzmani
시작은 알겠고 중반 이후가 어떨지 궁금   
2007-08-03 21:10
lolekve
^^   
2007-08-03 17:05
hrqueen1
리폼? 리셋?
처녀들의 저녁식사3   
2007-08-0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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