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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동심을 우려먹지 않는 순수한 긍정!
날아라 허동구 | 2007년 4월 24일 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날아라 허동구>는 장애를 지닌 소년과 아버지의 부자관계로부터 우러나는 이야기다. 일단 극에서 일차적으로 발견되는 건 동구(최우혁)의 장애다. 동구는 <말아톤>의 초원이가 될 수도 있고, <맨발의 기봉이>의 기봉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날아라 허동구>의 장애가 인간 승리의 극복담으로 변질될 필요가 없는 건 <날아라 허동구>가 점한 지정학적 나이, 초등학교라는 동심의 판타지에 속해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날아라 허동구>에서 연민의 소재가 되는 건 아이의 장애가 아니라 가난의 국면이다. 오히려 아이의 장애는 가난한 현실을 위로하는 역기능을 한다. 장애를 걱정하고 측은하게 여기며 학교에 등교시켜야 할 것인가로 갈등을 빚는 건 어른들의 문제다. 정상과 비정상의 간극에서 갈등을 빚는 건 어른들의 군상에서 발견되는 현실 제기일 뿐이다. 물론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차별의 정서는 존재한다. 하지만 차별은 극복이나 적대의 대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동구에게 고민스러운 건 발달되지 못한 지능에 대한 결핍이라기 보단 주전자의 부재로 인한 역할의 부재일뿐이다. 이는 <날아라 허동구>가 지닌 긍정의 힘이 표출되는 지점이다. 친구들의 놀림에도, 걱정인지 무시인지 구별되지 않는 어른들의 눈초리 앞에도 아이는 마냥 해맑다. 그리고 동구의 티 없는 미소만큼이나 <날아라 허동구>는 맑은 정서를 전달한다.

동구의 등교문제 때문에 동구의 아버지 허진규(정진영)가 학교를 찾아가 무릎을 꿇는 상황보다도, 가난으로 인해 동구부자가 집에서 내몰림을 당할 위기에 처하는 경우보다도 진하게 와 닿는 건 주전자 대신 교실에 들어온 정수기 앞에 좌절하는 동구의 고개 숙인 모습이다. 물당번이란 존재 목적을 사수하기 위해 야구부에 편입하는 동구가 야구의 룰을 강요당하는 과정은 마치 사회 앞에 내몰린 아이가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라는 미션을 부여받는 성장 드라마의 관습을 부른다. <날아라 허동구>에서 그 지루한 관습이 생명력을 얻는 건 훈육의 방향이 어른에서 아이라는 흔해 빠진 일방향이 아닌 아이와 아이라는 쌍방향이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준태(윤찬)의 훈육은 순진함이란 판타지에 매도당하는 아이들의 세계에서 어른보다도 신랄한 세계관을 동구에게 보여주는 준태의 훈육은 어른들의 뜬구름 잡는 은유보다 직설적이라 설득력 있다. 또한 이는 동구에게 설득을 뛰어넘은 체득이 되어 동구의 진루를 돕는다. 아버지의 손을 잡지 않고 세상으로 진루하는 방법을. 공을 쳐내진 못해도 번트라도 대며 내달릴 기회를 거머쥐는 방법을.

장애는 종종 극복의 소재로 답습된다. 백치미성 천진난만함으로 둔갑되는 장애는 당사자 주변에 산재한 우려와 연민의 눈길과 대비되며 페이소스를 장착시키기도 하고 현실을 도외시한 순수함으로 치환되어 긍정의 희열을 뽑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날아라 허동구>는 장애를 눈물의 소재로 녹여내기보단 웃음의 소재로 굳혔다. 우리 아이에겐 장애가 있다고 말하기 전에 우리 아이는 특별하지 않다는 부성애도 그런 긍정에 한 몫을 한다. 물론 장애와 무관하게 가난의 국면이 해명되지 못한 채 엔딩 크레딧을 내려버리는 현실 도피적 성향은 일말의 껄끄러움을 남기지만 근래 보기 드문 긍정적 발랄함은 <날아라 허동구>를 편애하게끔 하는 근본적 기질이다. 무엇보다도 동심을 우려먹지 않는 순수한 긍정이라는 점이 더욱 눈에 띤다.

2007년 4월 24일 화요일 | 글: 민용준 기자




-장애와 가난이라는 비극적 상투성에서 내비치는 긍정이 반갑다면!
-어린 아이들의 야무진 연기가 기대된다면!
-세상은 결코 만만치 않다는 믿음이 굳건하다면.
-긍정적 이야기에 의심의 눈초리가 먼저 닿는다면.
33 )
ekfrl66
동구야아아아..ㅜㅡ   
2007-07-27 16:39
kpop20
동구 다시봐도 너무 귀엽네요 ^^   
2007-05-23 17:25
egg2
허동구야 날아라~~   
2007-05-16 02:43
H31614
정진영씨 연기력 기대되네요~   
2007-05-14 19:28
h31614
정진영씨 연기력 기대되네요~   
2007-05-09 11:08
lyk1414
기대되는 그의 연기력 ㅠㅡ   
2007-05-05 16:54
kangwondo77
생각보다 흥행이 시원찮았는데..최종 스코어가 어떻게 될지..   
2007-05-03 18:08
lee su in
연기학원에서 수업받은 듯한 아역 배우들의 어색한 대사와 연기가 아닌 순진무구 허동구의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아역 배우의 생생한 연기만으로도 볼만한 영화입니다.   
2007-05-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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