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6일, 공포영화 <므이>가 서울 대학로에서 크랭크업했다.

2006년 12월 30일, 베트남 달랏에서 크랭크인 한 <므이>의 44회차 마지막 촬영 장면은 한국에 도착한 윤희(조안)가 대학로 한복판을 걸어 다니는 인서트 장면이었다. 3월임에도 아직 쌀쌀한 날씨 탓에 옷깃을 여미는 스텝들에 반해 금요일 오후 대학로 현장의 열기는, 이날 촬영을 구경하러 몰린 사람들로 가득했다. 스텝들은 촬영 전에 약 100여명의 엑스트라에게 역할 미션, 위치와 걷는 행동반경까지 정확히 알려주며 영화의 대미가 될 장면을 신중하게 연출해냈다.

김태경 감독의 ‘오케이’ 사인 후, 배우와 스텝들은 그간 촬영 중 나눈 정을 아쉬워하며 깊은 포옹을 나눴다. 조안은 ‘마치 오래 사귄 연인과 헤어지듯, 아쉽고 쓸쓸한 기분이다. 그동안 즐겁게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감독님과 스텝들 모두에게 너무나도 고맙다’란 진심 어린 애정을 전해 모든 제작진에 감동과 아쉬움을 더했다. 김태경 감독은 배우와 스텝들에게 ‘그 동안 수고 많았다. 그러나 <므이>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마지막 후반 작업에 대해 열의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현재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인 <므이>는, 1896년 베트남 달랏에서 발견된 실존 초상화의 전설을 모티브로 초상화의 끔찍한 비밀이 밝혀지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공포영화이다. 베트남어로 숫자 열(10)을 뜻하고, 베트남에선 흔히 불리는 여자아이의 이름이기도 한 <므이>는 2007년 여름, 초상화에 덧칠해진 섬뜩한 기운을 관객 앞에 전시할 예정이다.

2007년 3월 20일 화요일 | 글: 민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