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한번 제대로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이름보다 캐릭터로 더욱 유명해진 배우들이 있다.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수입: (주)유레카 픽쳐스,)에서 기이한 요정 ‘판’을 연기한 더그 존스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앤디 서키스(‘골룸’ 역), <스타워즈> 시리즈의 피터 메이휴(‘츄바카’ 역)가 그 주인공들이다.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에서 작지만 강한 소녀, ‘오필리아’에게 그녀의 감추어진 비밀을 알려주며 비밀의 문을 열기 위한 세 가지 미션을 제안하는 기이한 요정, ‘판’을 연기한 더그 존스는 그야 말로 괴물 전문 배우다. <배트맨 리턴즈>, <맨 인 블랙>, <헬보이> 등 수 많은 영화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분장으로 등장을 하였던 더그 존스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공포 영화 <미믹>에서도 인간화된 바퀴 벌레 역할을 맡아 열연을 한 바 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골룸’ 역을 맡았던 앤디 서키스 역시 자신의 얼굴을 보이지 않고도 세계적인 스타가 된 배우이다. ‘골룸’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앤디 서키스는 이 후, <킹콩>에서도 ‘킹콩’ 역을 맡아 뛰어난 괴물 연기를 선보였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츄바카’를 연기한 피터 메이휴 또한 2미터가 넘는 장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츄바카’ 역에 캐스팅되었지만 캐릭터에 혼을 불어넣는 열연으로 30년 가까이 ‘츄바카’의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고 있다.
괴물전무배우라는 꼬리표는 썩 예쁘진 않지만 그들이 있어 영화는 풍성해진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내 영화에 괴물이 나오는 한 더그 존스도 함께 할 것이다"며 배우에 대한 신뢰를 감추지 않는다고 한다. 언젠가는 한국영화게에서도 괴물 전문배우가 나올지 모른다. 다양한 소재의 영화에서 특이한 캐릭터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는 명배우를 기대해 본다.
글_ 2006년 11월 23일 목요일 | 최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