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가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기 전 계약했다는 <플라이 대디>는 두 가지 위험요소를 껴안고 있었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일본에서 개봉된 뒤 불미스러운 일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막을 내렸고, 크로스 섹슈얼의 대명사로 떠오른 이준기가 거친 남성으로 변신했다는 입 소문은 가족의 소중함과 소년의 성장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원작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분명 마이너스였다.
모든 시선은 이준기에게 쏠려있지만 막상 완성된 <플라이 대디>속 중심은 이문식에게 맞춰져 있다. 영화는 평범한 40대 가장인 가필(이문식)이 딸의 폭행사건을 계기로 권력과 힘의 논리에 무력한 자신을 발견하고, 누르면 그냥 주저앉을 것 같았던 가필의 소심한 성격은 우여곡절 끝에 싸움고수인 승석(이준기)에 의해 단련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문식에 의한 가필의 모습은 우울함과 좌절,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까지 완벽한 공감을 이끌어 낸다. <플라이 대디>의 장점은 설명이 절제되고, 한국식 정서에 부적합한 원작의 내용들이 승석의 주변인물들과 개연성 있는 사건들로 메워졌다는 점이다.
기본 줄거리인 훈련과정과 나이를 뛰어넘는 남자들의 우정은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아버지의 부재에 힘들어하는 승석의 숨은 사연과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싶어하는 버스기사의 도전을 자연스럽게 삽입해 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다큐멘터리 연출을 주로 맡았던 최종태감독은 혈기왕성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원작과 달리 다분히 현실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나이를 초월한 ‘남자’의 공통분모를 이야기한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복싱장면과 버스와의 달리기 시합에 지나친 PPL이 삽입된 점이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과 영화음악으로 사용된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아빠의 청춘’이 심한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어 한편의 뮤직 비디오를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는 점이다. 원 톱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는 이문식의 열연과 그에 상응하는 이준기의 연기욕심이 여실히 들어난 <플라이 대디>의 개봉은 오는 8월3일이다.
2006년 7월 27일 목요일 |
글_이희승 기자 | | - | 이문식의 연기력을 믿는다면! | | - | ‘승석’으로 분한 이준기를 고대하셨던 분들! | | - | 책은 재미있게 읽었으나, 일본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별로 였던 분 |
| | | | - | 평소 소설의 영화화에 반감을 가지셨다면! | | - | 예고편만으로 볼 건 다 봤다고 생각하신 분! | | - | 이준기가 연기한 ‘공길’의 모습만을 간직하고 싶다면! (영화 속 ‘터프 한 발차기’는 <왕의남자>의 ‘교태 섞인 부채춤’보다 훨씬 강렬하다) | | - | <공필두>이후 이문식 주연의 영화는 안보리라 다짐한 분! (안보면 후회할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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