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개한테 물린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동물 혐오자’ 들에게 희소식 한가지! 그 충격에서 벗어날 만한 치료제 같은 영화 <우리 개 이야기>가 개봉됐다. 애견 인에게는 ‘사랑스러움’을, 네발 달린 털 뭉치에 이빨까지 난 짐승이라 표현하는 혐오 자에게는 ‘한번 키워볼까?’하는 생각을 갖게 해줄 이 영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많이 알려진 이누도 잇신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이야기다.

가족과 친구란 이름으로 위로 보다는 상처를 주기도 하는 우리네 일상에서 촉촉해진 코로 주인의 손등을 핥는 이 귀여운 동물은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기도, 무력감에 빠진 영혼을 치유해주는 신(神)적인 존재다. 극중 사랑이 뭔지를 깨닫게 해준 개 마리모가 인간보다 빠른 성장으로 먼저 죽게 되었을 때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겠다는 주인에게 “있잖아, 사랑해 줘서 고마워”라고 속삭이는 장면은 누구라도 고인 눈물을 훔치게 만들고, 그 어떤 휴먼 드라마 보다 감동적이다.

2005년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개봉 당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우리 개 이야기>는 2006년 병술년을 맞이한 우리들에게 사람보다 더 나은 개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보여준다. 옴니버스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산만한 이어짐은 각 에피소드들이 지니고 있는 따듯한 이야기로 상쇄된다. 뮤지컬과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장르를 골고루 담고 있는 실험적 영화 <우리 개 이야기> 속에선 일본의 내노라 하는 배우들을 기 죽이는 표정 연기로 액팅(acting)마저 ‘사람보다 난’ 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006년 6월 9일 금요일 | 글_이희승 기자

- 개를 키워본 사람만이 볼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분! - 보신=개, 라고 생각하는 정력지상주의자! (이걸 보고도 먹는다면 당신은 X만도 못한??) - 알러지 때문에 ‘개’를 가까이 할 수 없는 분들의 대리만족으로도 최고! (무리를 해서라도 키우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될지도) - 의무적으로 봐줄 영화! ‘불가’란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