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여기 웬일이세요?>라는 다소 긴 제목으로 동갑내기 친구의 몸으로 환생한 아버지와 문제아 아들의 알콩달콩 가족 화해기를 담으려던 <원탁의 천사 (제작:시네마 제니스)>가 오사카 크루즈위에서 제작보고회 겸 현장공개를 가졌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고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부산항 터미널에서 출국신고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카메라! 카메라! ”, “어머, 실물이 더 낫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옆에서 보기엔 그냥 스타일 좋은 남자구나 싶었는데, 다시 보니 ‘신화’의 이민우였다. 그냥 지나치기엔 분명 잘생긴 이목구비며, 쾌활한 목소리가 단연코 눈에 띈다. 마냥 장난꾸러기일 것 같은 하동훈은 반대로 심한 감기로 인해 모자에 두꺼운 점퍼까지 걸치며 연신 기침을 하고 있었다. 시트콤과 쇼 프로그램에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스타들과 나란히 서있으려니 이제 나이를 먹었나 싶다가도 저 멀리 임하룡과 김상중의 모습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직접 가서 인사를 건냈다.
이날 공개된 장면은 ‘원탁(이민우)’과 환생한 아버지이자 친구인 ‘동훈(하동훈)’이 흥겨운 '사랑의 트위스트'에 맞춰 춤을 추면서 어머니(김보연)를 억지로 불러들여 다 함께 춤을 추는 신이었다. 간단한 동선을 맞춘 두 배우는 노래가 나오자 호흡이 척척 맞으며 바로 개다리춤으로 애드리브를 주면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장난끼 넘치는 이민우와 수더분한 하동훈의 모습은 이번 영화로 첫 메가폰을 잡은 권성국감독의 까다로운 입맛을 단 한번의 테스트만 거친 후 바로 본 촬영에 들어갔다.
간단한 춤 동작인데도 신화에서의 격렬한 댄스보다 더 어렵다는 이민우는 연신 흐르는 땀을 닦으며 이런저런 제안을 하는 열성을 보였다. 10분 정도의 휴식시간 후 반짝이는 의상을 입은 김상중이 등장하자 배우들끼리 폭소가 터진다. 천사의 몸이지만 조폭 두목인 강석조의 몸에 들어가 동갑내기 부자의 주위를 돌며 조직도 버리고, 천국도 배신한 채 함량미달의 임무를 완수해야 되는 김상중은 나훈아의 ‘사랑’을 멋들어지게 불러 세 번 만에 OK사인을 받아냈다.
특히, 바로 이어진 김보연과 임하룡의 부르스 추는 장면은 말없이 추는 장면인데도 어느 즈음에 끝내야 되는지 몰라서 연신 NG가 터졌다. 김보연이 아들의 친구일줄 알고 춤을 추면서 하동훈의 얼굴이 임하룡의 얼굴로 바뀌면서 보여지는 중요한 장면인 탓에 임하룡의 심오한 표정연기가 잠시 분위기를 숙연하게 한다. “컷”소리가 나자 김보연이 “언제 이렇게 춤을 배우셨어요?”라며 연신 놀려대자 특유의 유머러스 함으로 쑥스러워하는 임하룡의 모습을 끝으로 1차 현장공개가 끝났다.
10년 동안 영화를 찍으면서 모니터로 날 울린 배우는 이민우뿐!
특히 가수출신의 연기자가 영화로 성공한 경우가 없다는 우려로 비슷한 질문이 주연을 맡은 이민우에게 집중됐는데 “ 연예인 데뷔는 벌써 9년 차다. (웃음)가슴으로 하는 연기를 하고자 각오하고 뛰어들었다. 영화를 볼 때도 인상적인 장면은 어색해도 리 플레이 해본다.”면서 영화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면서 연기선배인 김동완조차 “어느 역할이든 꼭 참여하고 싶다.”고 밝힐 만큼 시나리오가 매력적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시나리오를 읽고 어느 역할보다는 철저히 ‘나’로 가보자는 욕구가 앞섰다는 임하룡은 “<원탁의 천사>에서 민우한텐 못된 아빠고 하하는 반말하고, 상중이는 지적인 역할만 하더니 이번엔 자기가 웃겨본다고 하고 구박을 많이 받는다.(웃음)”면서 극중 아내로 나오는 김보연이 실제 신혼인데다가 “영화 속 남편이 늙은 것 하나와 젊은 것 하나”라며 말해 취재진을 폭소케 했다. 한국의 엄마상을 연기했다는 김보연은 “<개 같은 날의 오후>이후 처음으로 진지하게 해보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해준 영화라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후배들이 너무 열심히 해서 더 자극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장면이 영화 후반부의 중요한 감정신이라는 권감독은 “모니터를 보면서 연기에 감동해 운적은 지난 10년간 이번이 처음이었다. <인생은 아름다워>란 영화를 보고 우리나라도 아버지와 아들을 다룬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오랜시간 준비한 영화다. 배우들이 모두들 본인들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임해줘서 감사하다. 특히 제목이 복합적인 느낌으로 가서 마음에 든다. ‘원탁’은 주인공이고 천사도 나오고 주변인물들이 탄탄하니까.”라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대구분 없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원탁의 기사>는 현재 70%의 촬영을 마쳤으며 오는 7월 개봉예정이다.
● 여기서 끝나면 섭하지~현장사진 네 장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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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오사카_이희승 기자
사진:유진성 기자(프리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