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주목을 끄는 반면에 감독들이 가장 찍기 힘들어 하는3B (미인 Beauty 아기 Baby 동물 Beast) 중 하나인 <베어>를 만들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았던 장 자끄 아노 감독이 16년 만에 또 한번의 감동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그것도 동물의 왕인 호랑이를 소재로.
<베어>를 만들기 전부터 곰과 호랑이 중 누구를 먼저 영화화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는 장 자끄 아노 감독은 9년 전 <티베트에서의 7년>을 찍은 후 영원히 중국 입국이 금지된 데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번에는 캄보디아 왕자와의 친분으로 UN이 선정한 세계 10대 유산 중 하나인 앙코르 와트 사원에서 영화에서 보여지는 식민지 시대의 향수와 자연의 순수함이 녹아있는 최적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호랑이들의 연기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표정연기와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텔링은 저 연기를 끄집어 내기 위해 되려 지나친 훈련을 시킨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사실적이다. 자연을 누비며 자유스러운 삶을 누리던 어린 호랑이 ‘상가’와 ‘쿠말’은 문화재는 돈이 된다는 시장논리에 의해 밀림으로 들어온 ‘에이든’에 의해 총독의 애완호랑이로, 또 한 마리는 서커스 단으로 팔려간다.
형제로 태어났지만 서로 반대되는 성격이었던 호랑이들은 인간들에 의해 겁이 많고 소심했던 상가는 거칠게 자라고, 누구보다 용맹스런 쿠말은 서커스단의 사람들로 인해 야수성을 잃어버린다. 그들을 애완용 혹은 수집용으로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들을 이용하지만 갇혀있는 그들에게 동료들에게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외로움과 고뇌를 내비치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총독의 아들인 ‘라울’과 술래잡기를 하는 깜찍한 모습과 서로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형제들이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묘기를 부리는 장면은 귀여워 웃다가도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무엇보다 CG작업 없이 리얼하게 잡히는 호랑이들의 표정과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베어>의 감동을 뛰어넘는 가슴속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들이 자연에서 인간과 화해하는 장면은 결코 길들여질 수 없는 야수이기에 더 큰 감동으로 남는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일수록 영화촬영 자체가 동물적 학대가 아닌가 하는 불편한 시각으로 봐야 했던 입장에서 ‘영화’가 주는 감동의 깊이에 따라 더 많은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점으로 다가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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