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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지취재] 세계가 꿈꿔온 그들이 온다! '묵공' 안성기,유덕화
2006년 1월 2일 월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2006년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묵공>은 모리 히데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중일 합작영화로 한참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총 11권으로 완결된 이 만화는 춘추전국 시대에 묵가의 사상을 받는 제자들이 천하통일을 꿈꾸며 전쟁을 일삼는 전쟁터에서 ‘공격’이 아닌 ‘수비’로 전쟁 전문지휘관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인간의 심리와 지략, 거기서 피어나는 암투와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현대로 말하면 네고시에터 정도로 불릴 수 있을까?

해외 정킷 이라곤 칸,과 일본, 우즈베키스탄과 베니스 근처에도 못 가본 무비스트의 이 모 기자는 생애 첫 해외취재지로 ‘중국’이 정해지자 원작을 구해 삼일 밤낮으로 책을 파고들었다면 믿겠는가? 당연히 나 자신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원작은 그야말로 ‘청소년이 읽으면 좋은 만화목록’에 추천되어 있는 고전으로 모두 절판되어 쉽게 구할 수 조차 없었기 때문.

그렇게 사전준비 없이 북경행 비행기에 오른 건 11월 24일. 서울보다 한 시간 늦은 시차를 보이는 북경은 퉁명스럽고 권위적인 공항직원들의 환대(?)로 처음부터 친근한 도시가 아니었지만 이제 곧 다음날이면 국민배우로 칭송 받는 안성기와 우리의 덕화 오라버니를 비롯해 떠오르는 별 슈퍼 주니어의 멤버 최시원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첫날의 피로를 풀었다.

간단한 아침식사 후 촬영지로 떠나면서 바라본 북경시내는 서울보다 덜 세련됐지만 왠지 정감 넘치는 모습으로 활기가 넘쳤다. 국내에서는 12월이 돼서야 홍보가 되고 있는 M사의 핑크빛 핸드폰 광고와 자전거에 매달린 리어카에 물통을 싣고 차도를 달리는 중국의 수도는 묘하게 세월을 넘나드는 신비로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게 세시간 남짓 달렸을까? 높은 건물은 점점 사라지고 빽빽이 심어져 있는 가로수와 붉은 바탕의 황금 글씨가 쓰여진 단층 건물이 많아지는가 싶더니 광활한 평지 위에 차도만이 덩그러니 남는다. 저 멀리 성같이 보이는 황토 빛 건물이 지금 한창 촬영중인 <묵공>의 현장이란 안내가 들려왔다.

차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자유롭게 풀을 뜯는 말들이었다. 영화촬영 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말을 가둬놓지 않고 풀러 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그 부러움도 잠시 곳곳에 널브러져있는 말똥들로 인해 “자..자. 발 밑 조심하시구요!”라 소리를 수도 없이 들으며 현장순례를 해야 했다. 실제로 가장 먼저 둘러본 곳도 마구간이었는데 영화 속 전쟁 장면에 대부분 나오는 기마대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공들여 지은 세트라는 설명답게 내부의 항아리와 장식 하나하나가 예사스럽지 않았다.

극중 혁리(유덕화)가 가장 처음 나오는 장소로 감독이 직접 그려 만든 소품이라는 설명이 들려왔다. 멀리 봤을 때는 남한산성의 한 부분 같던 토성 안에 들어서자 거대한 건물들이 사실적으로 지어져 있었는데 4000천명의 성민이 사는 세트를 재현하기 위해 당시 농민들의 생활을 그대로 재현한 마을은 지금도 짓고 있다고 했다.

마을을 지나 성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현장스텝들이 수술 할 때나 쓰는 얇은 마스크를 하나씩 건네준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인 ‘감옥’ 세트 장으로 들어가려면 지하 통로를 지나야 하는데 흙먼지가 장난이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비가 오면 감옥자체가 잠기는 진짜 감옥을 짓기 위해 1차 건설 후에 추가해서 작업했다는 ‘물감옥’은 원작에도 있는 장소로 유덕화가 판빙빙을 실제로 구하는 장면을 촬영했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물 차는 장면은 CG처리할 예정이지만 얼마 전 현장에 비가 오자 실제로 물이 찼었다고 한다. 비오는 날 촬영하면 무척 사실적인 장면이 나올 거란 짓궂은 상상도 잠시 안성기와 유덕화가 처음 만나 말없이 장기를 두면서 피할 수 없는 숙명임을 느끼는 중요한 장면이 공개되지 못한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배우와 감독이 들어서면 꽉 차는 좁은 방이라 극중 ‘자단’으로 나오는 우치룽의 활 쏘는 장면으로 대체한다는 소식이었다.

실제 촬영 때문에 조용히 하라는 고함이 일어, 중국어로 번역되어 불러지는 현장을 올려다보니 무거워 보이는 갑옷을 입은 자단이 멋지게 활을 당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분명 멋지게 포물선을 그리며 영화에 나올게 분명한 활은 실제 허공에서 힘을 잃고 바닥에 떨어졌고 장지량 감독의 “컷”사인은 쉽게 나지 않았다. 위험한 장면인 만큼 취재진들의 직접적인 입장은 불가했지만 그 현장 분위기만큼은 눈앞에서 생생히 활을 당기는 팽팽한 긴장감까지 느껴졌다. 대륙다운 큰 스케일은 사람 키만한 둥근 조명과 실제 철을 녹여 위험천만하게 제작된 창, 완벽 재현한 건물 등 베니스 진출을 노리는 160억 대작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9월 24일 크랭크 인해 1월 중순에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만 8개월 넘게 계획하고 있는 <묵공>의 현장 공개는 해가 떨어지기 전까지 계획된 분량을 완벽히 채운 후 끝이 났다. 어둑어둑 해질 무렵 촬영을 끝낸 짧은 머리의 유덕화가 성곽을 내려오자 조나라 장군다운 육중한 옷차림의 안성기가 중국왕자의 분장을 한 최시원과 나란히 나타났다 흡사 형제를 맞이하는 친근함으로 허물없이 대화를 하는 두 사람은 친근하게 어깨동무를 하며 포즈를 취해준다. 한국 보람영화사, 홍콩 콤스탁, 일본 NDF, 중국 화이 브러더스가 투자하고 촬영과 미술은 일본이, 무술과 연출은 중국이 맡아 한국의 배우들이 참여해서 만든 <묵공>은 아시아 지역 동시 개봉할 예정이다.

●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

이시엔 근처의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주연 배우 및 조연배우들과 더불어 국내에선 <아즈미>로 유명하고 일본에서 HD카메라를 가장 잘 다루는 사카모토 촬영감독과 베니스 영화제의 상을 모두 싹쓸이 한 이세키 사토루가 참석했다. 특히 자신을 장지량이 아닌 제이콥 쳉 으로 불러달라는 장감독은 보람 영화사의 이주익 대표와 시종일관 허물없는 모습을 보였다.

<묵공>은 어떤 내용인가? 감독의 입장에서 설명 부탁한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10년간 준비했는데 그에 따른 고충이 있었을 것 같은데…
제이콥 쳉: 10년 전 일본에서 만화로 출발했지만 작품을 본건 캐나다였다. 보자마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웃음) 묵자의 사상인 ‘박애’와 ‘겸허’를 다룬 영화로 춘추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평화를 위해 싸움을 하면서 평화를 위한 명분을 다룬 영화다. 95년도에 만화를 보고 판권을 딴게 97년이었다. 많은 희망과 절망이 교차했던 걸로 기억한다. 여러 군데 노크했지만 당시에는 스케일이 너무 커서 투자가 어려웠다. 에피소드라고 할순 없지만 그 당시 북한에서 25만의 군사를 보내주겠다고 했었다.

이 영화는 한중일 합작영화로 제작된다. 그 전의 영화들과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이세키 사토루: 굳이 의미를 찾기보단 좋아서 만들게 됐단걸 우선 알려주고 싶다. 97년도에 첸카이커 감독과 <진시황>이란 영화를 찍었다. 그 당시 그 영화는(스케일적인 면에서) 미국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었다. 지금은 아시아의 재능과 자본만으로도 가능해 너무 기쁘다.

묵가의 사상을 다루는 메시지나 의미를 말한다면? 의사소통의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
사카모토: 제자백가의 ‘자’자 돌림은 유명한 분이 특히 많다.(웃음)묵자는 평민들의 사상이었다. 왕이던 장군이던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건 ‘살인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왜 전쟁을 하는가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서 그 부분에 공감하고 참여하게 되었다. 촬영 컨셉은 2500년 전인데 일본은 그런 역사가 없어서 상상이 안 되는 게 사실이다. 중국은 흙으로 빚어낸 빛이라 ‘대륙의 빛’을 찾는데 주력한다. 특히 영화를 하는 사람들은 눈빛만으로도 잘 통하기 때문에 아주 즐겁게 일하고 있다.

스펙터클한 무협인 만큼 여러 명의 배우들과 작업하시는데 배우들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하다. 또 앞서 잠깐 언급한 북한의 제의를 거절한 이유는?
제이콥 쳉:유덕화랑은 이십 몇 년 전에 같이 학교를 다녔다.(웃음) 활발하고 명랑한 성격인데 지금도 하나도 안 변했다. 안성기는 <무사>를 보고 괜찮다고 생각했다. 서울에 가서 다시 보니 부드럽고 온화해서 더 마음에 들었다. 현장에서는 대사로 연기하는 게 아니라 눈빛과 몸짓으로 표현해서 이보다 더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북한의 지원을 거절한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모든 스텝들이 이동하는데 동선의 문제가 있었다. 현장에서 말이 150필이 필요했는데 그게 제공 안 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1월말에 크랭크인을 앞두고 지금껏 촬영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알려달라.
제이콥 쳉: 이 영화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재미있다. 한중일 대만이 모인 대다가 조율하는 과정들이 특히 재미있다. 연출하는 리듬감이나 세계관, 가치관이 다른 점에서 웃으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습관이 몸에 베었다. 그래서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믿게 된다. 특히, 현장에서 안성기가 항상 “좋아해요”라고 말해준다.(이에 질세라 옆에서 유덕화가 한국어도 “사랑해요”라며 대답해 폭소가 터졌다) 그리고 아침마다 유덕화가 신혼재미가 어떠냐고 묻는다. 이런 과정들이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


두 주연 배우들은 서로 캐스팅 됐다는 걸 듣고 어떤 느낌이었나? 실제 같이 연기한 소감도 알려달라.
유덕화: 이 영화를 하면서 알게 됐지만 할 때마다 존경스럽다. 중국어를 연기하기가 무척 힘드실 텐데 한달 넘게 준비해서 현장에 오셨더라. 어제저녁 바뀐 대사를 오늘 아침촬영에서 훌륭히 소화해 내는걸 보고 놀랐다. 다음엔 한국에서 연기를 하고 싶다. 그때는 아마 내가 대사를 바꿔야 하겠지만.(웃음)
안성기: 한국에서 많이 소개된 배우라 같이 연기한다고 할 때 기대가 됐다. 이 영화상에선 결정적으로 두 번 만났다. 조금 아까 유덕화가 말했다시피 동남아는 <칠검>도 그렇고 활발하게 교류를 해야 한다.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마침 조용필씨 노래 ‘친구’의 말뜻을 알고 있더라. 친구로서 영화를 잘 찍길 바란다.

최시원씨는 이번이 첫 영화인데 , 두 주연배우와 작업하는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최시원: 처음엔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친자식처럼 잘 돌봐주시면서 긴장감을 풀어주셨다. 첫 촬영때 동선도 못지키고 배우로서 미흡한 점을 하나부터 끝까지 코치해주시는걸 보고 ‘나중에 나도 이런 배우가 되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걸 다 바쳐서라도 영화가 잘되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유덕화씨는 쉬는 시간 카드마술도 가르쳐주신다.(웃음) 특히 안성기 선배님의 인자한 부분을 닮고 싶다. 극중 처음에는 혁리를 싫어하기 때문에 나중으로 갈수록 감정의 폭이 큰 캐릭터라 더 부담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더 매력으로 다가왔따.

소호대의 전 멤버이자 대만의 아이돌 스타인 우치롱씨는 이번 영화에서 ‘혁리’로 인해 크는 캐릭터라고 하던데, 같이 연기한 느낌이 어떤가? 또 대만출신으로 본토 촬영의 소감이 궁금하다.
우치룽: 유덕화와는 서로 잘 알지만 언제나 변화무쌍하고 인내심이 강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무엇보다 연기의 성숙이 이 영화의 목적이다. 특히 중국이나 홍콩은 자원이 많아서 지원이 풍부하게 나온다는 점이 매력이다. 그래서 본토에서 찍는걸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홍천조씨는 아버지가 연기할 때 따로 조언을 해주시는지?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한국에서는 아버지가 배우이면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걸 꺼려하는 편이다. 얼마나 힘든 직업인걸 알기 때문에 연기가 대물림 되는걸 반대한다.
홍천조: 절대 아니다.(웃음) 형님 두 분 중 한 명은 감독을 나머지 한 명도 아버지와 같이 연기자의 길을 걷는다. 평 소자신의 길을 가는걸 반대 안 하시는 편이다. 특히 친 할머님이 중국의 여자 1대연기자로 활동하셨다. 내 역할이 비중이 많은 역할은 아니지만 어느 배역이든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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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시대를 넘어선 화려한 볼거리가 영화에 가득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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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굿간 안에 있는 장식! 기마병에 대한 감독의 애정을 느낄수 있는 디테일한 소품은 가히 예술의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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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온 취재진들을 위해 포즈를 취해준 '병사'들. 거의가 10대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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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보기에 완벽한 성 외곽은 저렇게 '눈속임'한 벽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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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빛이 비춰져 있는 저 좁은 공간에서 두 배우의 촬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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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만해도 날카로운 칼이 실제 제작한 '쇠칼'이라면서 취채진들을 긴장 시켰다.
보기만해도 날카로운 칼이 실제 제작한 '쇠칼'이라면서 취채진들을 긴장 시켰다.
 물감옥 들어가는 입구! 보기만 해도 어두컴컴한 그곳에 다들 마스크 차림으로 입장! 이 모 기자도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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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공>을 빛낼 한국의 두 배우들! 부드러움vs 세련된 이미지의 안성기,최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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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후 감독과 출연배우들의 기념촬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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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_이희승 기자

5 )
qsay11tem
한계가 느껴지는 영화에여   
2007-11-24 17:07
kpop20
캐스팅 완벽하네요   
2007-05-16 23:31
hrqueen1
이제 개봉한다는데, 정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만발.   
2006-12-10 23:36
hanis1492
이기자님.베일을 벗으시나 했더니..마스크 가린채로?ㅋ 남자인줄 알았는데..기사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무엇보다 안성기씨가 선택한 영화라 기대됨!   
2006-01-04 18:04
rosadi
사진 멋있다!! 묵공/무극 헷갈려요..ㅎㅎ 긴 기사를 기대했건만..
현장 사진 더 보고싶네요.   
2006-01-0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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